선암사 흐린 봄날
[2025-0-05]
기껏 날짜 골라잡아 흐린날을 택하여(?) 무박으로 달린 남도 꽃잔치는 요로코롬 칙칙한 인증샷만 몇장 남기고 떠나 보내게 됬다. 어쩐지 내가 모처럼 봄나들이를 가드라~~ ㅠㅠㅠㅠㅠㅠㅠ
화엄사를 거쳐 선암사에 도착하니, 여긴 더 허무하다. 이미 매화, 벚꽃 다 지고 흐린날의 멍청함만 남아서 왜 이제 왔느냐는듯 잔뜩 삐진 천년 고찰 담장이 맥없이 자리를 지키더라....
늦은 오전이니 여기저기서 구경온 사람들로 더더욱 사진찍기는 난감함 그 잡체였다. 한참을 기다려 시끄러운 관광객들이 막상 빠져 나가고 나니 무얼 찍을까.....
담장 건너펴쪽에 그래도 동백나무가 남아서 열정의 빨강 꽃잎을 몇개 떨구고 있어 노력해 보았다
천년고찰 선암사는 웬만한 것도 다 수백살을 잡수신듯 하다.
천연기념물 제 488호 순천 선암사 선암매의 위용. 꽃은 졌어도 웅장함의 위용은 역사의 무게만큼 묵직하다
나오다 보니 특이하게 별모양으로 생긴 꽃이 있는데...'금식나무'라 한다. 상록활엽관목으로 높이 3m 정도이고 잎에 황색 반점이 있으며 열매는 10월에 빨갛게 익는다. 궁금허네 빨강열매...
에효..... 촛점을 어따 맞춘거니???
가까이에 내가 좋아하는 화사한 개나리 한주가 혼자 열일하며 멋을 내고 있어 가다보니 막 새순을 내미는 어린잎이 색갈도 이뻐서 찍어는데..... 요거이 '불두화' 라는 것이다. 이거이 자라서 꽃을 피우면 공처럼 동그랗게 피워 부처님 머리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열매를 맺지 않는 상징적 의미 때문인지 사찰에 많이 심겨져 있다. 꽃이 공처럼 아름다워 꽃꽂이용 소재로도 종종 이용된다고....
흐린날씨 탓하며, 세월 탓하며.... 털래털래 내려 오는길.... 사람들은 뭔 장노출을 찍는다고 저러고 있다. 난 저렁거 안한다.
걍 서울로 올라가 빨리 집에 가고 싶고만.... 다음 행선지인 송광사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