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티벳(12년)
당링설산을 향하여
아침이슬산에
2012. 12. 20. 17:21
[여행 9일차; 10월 30일, 화요일] . . . 이번 여행에서 가장 나의 관심을 끈건 단연 설산에서의 야영이다 쌀쌀하지만, 코끝에 알싸한 밤기운에 녹아드는 칼칼한 한잔의 쏘주와 캠프파이어에서 화려하게 춤추며 너울거리는 불꽃의 유혹 그리고 모든 시름을 어둠속에 잠재우며 파르르 떨며고 있는 하얀 별빛과 푸근한 달빛을 벗삼을 수 있는 밤의 잔치가 바로 야영인 것이다 파르스름 여명속에 피어 오르는 어스름 새벽이 주는 신비감 텐트를 열고 나서면 흙내음, 풀내음, 땅의 지기... 야영이 주는 선물.....! 사실은 당링에서 부터는 야영을 할 생각이었지만 텐트를 김희선네 집옆 마당에 두어동 설치하고 날씨가 워낙 춥기도 한탓에 캠프퐈이어를 다른 대형 텐트속에서 한다 잠만 작은 텐트에서 자는 것이라.......기대 했던 그림은 아닌것 같아 별 재미가 없어 보이고 짐도 정리하기 복잡하고 하여 그냥 김희선네 집 숙소를 이용했다 . . . 30일 아침, 드디어 당령설산 산행이 시작되는날, 이른 새벽 해발 3,350의 깊은 오지마을답게 주변에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치고 있는 가운데 텐트에서 밤을 보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다행이 하늘이 맑게 개이고 새벽 기운을 머금은 흰구름이 투명한 햇살을 받으며 아침 인사한다....좋다 온 몸으로 상쾌한 아침빛을 받는 산이 부러운.................. !!!
아직 잠이 덜깬 오지마을은 새벽의 풋풋함 그대로이다
오늘 어딘가로 출발할 말님들....얘네들이 이곳의 교통수단인 셈이다
아침을 김희선네 부엌에 서서 그야말로 대충 죽으로 때우고 최소한의 작은 배낭으로 짐을 챙겨 꿈에 그리던 당령설산을 향한다 이미 3,350 고지의 마을, 약 4,500 고지까지 겨우 1,200여 미터만 올리면 되지만 워~낙 고산의 두려움에 모두가 긴장이다 중간에 폭탄 되면 어쩌나, 끝까지 못가면 아쉬워 어쩌나...등등 스스로를 다독이며 체력 안배를 잘 해서 올라야 한다, 약 6~7시간 예정이다 마을을 가로질러 질퍽거리는 등로 입구를 지나 숲속으로 접어든다 벌써 가슴이 벌렁벌렁 숨쉬기 벅차다 천천히.....천천히..... 초입 숲을 벗어나자 본격적인 등로로 접어 드는곳 이제 산위로 솟아올라 따듯하게 온 땅을 비추는 해맑은 햇살을 이고 앉아 가쁜숨을 가라 앉히며 첫 쉼을 한다
그리고 암벽의 페이스 같은 넓고 초원같은 완만한 오름길을 한걸음 한걸음 옮긴다 몇발작만 오르면 벌써 가슴이 뛰고 숨이 차다
눈부시도록 새파란 하늘이 축복이다 깊게 쉼호흡하고 또 한발짝 한발짝 전진하기... 주변엔 황금빛 낙엽송이 알알이 박혀서 구슬처럼 예쁘게 보이니 정상에서의 멋진 풍경을 상상하며 행복한 걸음걸이를 옮겨간다
어딜가나 만나는 야크......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맑은 공기와 투명한 햇살과 오염되지 않은 풀을 마음껏 먹으며 자연속에 함께 묻혀 사는 야크가 마냥 부러웠다는....ㅋㅋ
출발한지 약 한시간 등반시 '사점' 이라는 것이 있다 내 몸이 오름길에 적응하는 시간을 대략 30분~ 1시간 정도 잡는데 이때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럽기 까지 하다 이번 투어팀에 이 고산 등반이 우려되는 연령의 몇분이 참가했는데... 결국 최초 쉼터에서 한면, 그다음 쉼에서 2명이 탈락하여 내려갔다 늘...그렇다, 마음은 청춘인데....ㅋㅋㅋ 그 2명과 함께 천천히 오르던 한 회원이 결국 혼자 남아 뒤쳐져 있으니 선두는 이미 멀리 진행했고, 중간팀인 나와 몇명이 기다리기로 한다 오지 숲속길은 결코 쉽지 않다 안내자가 길에 보이는 말똥이다. 나도 혼자서 이것만 보며 따라 왔다 다행히 무전기를 소지한터라 계속 길을 묻고 안내하며 한 30여분을 기다리니 혼자 뒤쳐졌던 회원이 무사히 팀에 합류한다
다시 재정비 하여 산행을 이어간다 아~~ 정말 숨차서 걷기 힘들다 그러나 가끔 가끔 터진 조망권으로는 이 티벳에서만 볼수 있는 하늘과 이 오지에서만 볼 수 있는 산들이, 창조시에서 부터 그대로인듯한 모습으로 설레임을 안겨주니.....힘겨운중에도 행복이다
한참을 숲속을 지나 빠져 나오니 탁 트인 초원에 선두팀이 기다리고 있고, 여기서 후미와 모두 만나서 간식도 먹고 한참을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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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은 말에 짐을 잔뜩 실은 운영진은 제일 늦게 출발했지만벌써 도착한다.....아, 부럽다~
이 친구는 김희선이라 불리는 조마(?)의 동생이며 라마 승려이다승려라도 집에 자주 오는지.....이날 등반시에도 마부로 함께 산행
중간중간 물이 흐르는 습지이다 딱히 길이 있는건 아니고 발이 빠지지만 않을곳을 찾아서 습지를 건너 산으로 올라서야 한다 말이 풀뜯느라 말을 안듣는다고....마부인 루이랑저 애먹고 있다
어디에서나 티벳을 지켜주는 타르초 앞을 지나 가을빛 가득한 오지 초원을 가르는 말과 사람.....그대로 자연속에 한폭의 그림이 된다
다시 숲속으로 들어서서 허덕허덕 가쁜숨 몰아쉬며 한참을 올라가는중.... 아무리 힘들어도 이 아름다운 풍경을 놓칠수 없어 부지런히 셔터질~ 아~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가슴이 아리도록 새하얀 구름 태고때 모습처럼 거칠지만 있는그대로의 숲속이 주는 청량감이란....
그렇게 숨이 턱을 치받을 즈음 앞이 탁 트인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점점이 박힌낙엽송의 황금빛을 닮은 햇살이 마냥 부푼 가슴을 데워주는 기쁨으로 이 힘겨운 등반도 행복의 길이다
햇살이 좋아~~~~~~~~~~~~~ !!
말등에 짐이 없었더라면......더없는 풍광인디...ㅠㅠ
그리고 거칠고 크고작은 숲속을 헤집고 한없이 올라가야 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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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