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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사길

년말 덕유출사

by 아침이슬산에 2011. 1. 3.
출사일: 2010년 12월 28~29일 구절초, 나루, 나 ... 이렇게 셋이서 오전 11시쯤 서울출발한다 마지막 곤도라가 4:00시니 미리 도착해야지..눈도 마이 왔는데... 경부고속도로... 눈발은 흩날리고 속도로 역시 미끄럽기만 하다 입장 부근, 차가 정체되기 시작한다 앞부분에서 5중추돌사고..... 조금 더 내려가니 또다른 추돌사고다. 크고작은 차들이 한 15대도 넘게 엉겨있다 내려가는 길 뿐만 아니라 반대편 차선도 사고가 나서 난리부르스... 겨우겨우 무주 IC를 나와 무주 리조트 부근까지 오니 차가 완전 주차장이다. 체인을 하지 않은 차들이 하두 엉금엉금거려서 차가 나갈 수가 없다. 군데군데 버려두고 간 차위들은 눈을 옴팍뒤집어 쓰고 있는데..바퀴 반은 눈속에 잠기었으니 저걸 언제 어떻게 끌고갈지, 괜히 내가 심난스럽다 곤돌라타는 곳까지 평소 같으면 10분에 갈 거리를 1시간 30여분이나 걸려 도착하니 시간은 4시 20분....쩝. 이미 문을 닫은 매표소에 문을 두드려 표를 팔 수 없냐고 하니 이미 마감됬고 당근 안된단다. 사정을 했더니 곤돌라 타는 곳에 가서 이야기를 해 보란다. 아예 베낭을 메고 삼각대를 들고 곤돌라 입구로 갔다 아주아주 불쌍한 표정을 하고 도로사정이 이만저만해서 일케되었다. 글고 산행하러 온 것이 아니고 사진 담으러 왔다, 향적대피소에 예약도 되어있다고... 거기 책임자가 나와서 삼각대등을 보더니 향적봉 입구서부터 아예 입산통제이니 매우 조심하라며 타고 가란다 ... 았싸 가오리..... !!! 설천봉에 도착하니 그 넓은 설원엔 아무도 없고 딸랑 우리 셋이다. 눈보라가 휘감아 돌아치지만 늘상 돗대기시장 같던 이 실천봉 설원에 아무도 없이 혼자 뛰어다니니......아주 혼자 신났다 ㅎㅎㅎ
여기서 아이젠등 단디 준비하고 향적봉을 향한다 머 입산 통제가 문젠가, 그래봤자 향적봉까지 겨우 1Km 나 되나?? 아랑곳없이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향적봉 대피소로 향한다. 근데중간중간 눈바람이 어찌나 세찬지....설악산 대청봉 악몽이 잠깐...스친다...어흐 무셔. 얼마나 눈이 많이 내렸는지 나무 가지는 아예 보이지도 않고 눈꽃만 탐스럽게 피었다. 향적봉 대피소에 도착해 산장 안을 보니 시장통 같던 산장도 달랑 몇 명만 오두마니 앉아 있다 벌써 3일째 죽치고 기다리는 진사들이다..ㅎㅎㅎ
머 어둑해져 오는 산장에서 할일 있겄나? 삼겹살을 꺼내어 지글지글 맛있게 꾸버갖고 이빨시린 이슬이를 나누는 술잔이 이보다 더 좋을수 있을까 ! 창 밖에 눈은 계속해서 사르락사르락 내리고. 취사장 안에도 달랑 셋이니 오붓하고 기분좋고 행복만땅이다 여기 향적대피소에서 이렇게 조용하게 맛난 한잔을 언제 또 즐겨볼 수 있을지....푸하하~
취사장밖 대피소 입구도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눈은 하염없이..하염없이....계속 내린다.......
대피소 취사장 창가 귀퉁이에 매달린 거미줄에도 상고대랑 눈발이 매달려 바들바들 떨고.....밤은 그렇게 깊어갔던것이엇따.

 

 

담날, 몇몇 진사들이 잠을깨서 부시럭 거리며 밖을 보니 눈이 밤새도록 그치질 않은탓에 더 쌓였다
하늘은 완전히 잠겨서 흩날리는 눈발에 눈뜨기도 힘들정도인데...
에라, 사진은 틀렸구나.....포기. 아침으로 라면을 끓여먹는데
새하얀 세상에서는 살기힘든 어린생명들...
배가고픈지 대피소주변을 기웃거리며 먹거리를 찾고있다
라면을 부수어 눈위에 뿌려줘본다.
선그라스를 낀것 같은 얼굴을 한 황금빛 털옷 입은 족재비 (맞나 몰것지만..)도 잠시 보였다가
지가 만든 눈터널속으로 도망친다
이렇게 자연속엔,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가장 순수하고 아름답다
이왕 온것....하루 더 머물며 기다릴까 고민중인데 산장지기왈,
내일은 더 눈이 많이 올거라네 머 그러면 빠른 결단이 필요허지.
하기사 다른한팀은 벌써 3일째 이렇고 있다나 머라나... !!
그래도 인증샷을 몇장 담을 요량으로 대피소 뒷쪽으로 가려니
산장지기가 중봉쪽으로 가는줄 알고 못가게 하늘걸.....
고사목까지만 가겠다고 나섰다
와~~~~~~~~~~ 어쨋던 정말 아름답다 비록 하늘이 닫혀서 암것도 안보이지만
이 풍성한 하얀세상은 정말 창조주의 신비로운 모습이다
몽땅 하얀것 밖에 없는 세상에 향적대피소만이 유일한 그림이 되어준다
안그러면 칼라로 찍은사진이 흑백사진이 된다..ㅎㅎㅎ
조금더 진행해 보려고 발을 옮기지만 무릎까지 푹 빠지며 여간 힘든게 아니다....
아차 옆으로 잘못 디디면....허리까지....으앙~
눈발이 휘날려 카메라도 젖어오고, 걍 몇컷 더 눌러보고 돌아와 배낭챙겨 철수.
기념사진에 담기다.
옆엔 함께간 후배넘이 눈속에 푹 박혀 앉아있다...저거 밥상인데..ㅎㅎㅎ

 

대피소에서 향적봉으로 올라서며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어쨋거나.....아름답기 그지없다 !!
이쯤되면 작품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흐흐
향적봉 정상. 언제나처럼 추위와 눈보라 속에 오늘도 향적봉을 지키는 이정표....괜히 반갑네 그려
다시 실천봉으로 내려서며 뒤돌아보니.....아쉬움..아쉬움...
실천방향으로 향적봉 바로 아래있는 이 크다만 바위도 추위에 얼어붙었다
저 바위아래부터 실천봉까지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눈꽃터널구간이다
수많은 주목과 나무에 앉은 상고대와 눈꽃송이들이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울지경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입가가 귀에 걸린채 신나게 즐기며 금방 실천봉에 도착
여전히 무쟈게 춥고 눈바람 몰아치고...
혹시나 하늘이 열리는건 아닌가...
미련이 남아서 자꾸 하늘을 올려다 보며 이번 패거리들 인증샷 한장 찰칵 !
아 근데...눈구름이 휘휘거리며 빠르게 움직이는것이....우째 하늘이 열릴것 같은...??
향적봉쪽은.....아직 몽롱~오리무중~
가끔 살짝 잠깐 보이는 하늘을 버리고 곤도라를 이용 스키장으로 하산했다
그리고 올려다 본 실천봉쪽에 하늘에 파란하늘이 잠시 보여지는데.....이를 어쩌나 !!
잠시후엔 내속을 위로하듯 다시 향적봉이 뿌연 눈구름속에 잠겼다...
히히히 ㅎㅎㅎ 에잉~ 이제 그만 미련 떨치고 철수 !!

 

 

무주에 오면 다시 꼭 먹어보리라 했던 '어죽' 덴~
다시 찾아가려니 무주시내, 아니 읍내가 우째 그리 먼지..
한참을 달려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어 찾아냈다.
오래된 이집...장사가 잘 되는지..쌱 도배도 하고 샐내가 깨끗해졌다
뜨끈하고 너무나 맛난 어죽에 이집만의 밀주였던 막걸리?를 한잔하고서야 무주를 떠날 수 있었다.
참고: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은 함께 했던 박성봉님이 찍어준 사진이다.
감사를 전하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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