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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나슬루 (14년)

13일차 (2)...안나푸르나 길을 걷다

by 아침이슬산에 2015.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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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8]  토요일

 

히말라야 마나슬루 트래킹 13일차 (2부)

 

마나슬루 싸이트를 벗어나 안나푸르나를 걷다

오늘은

틸리체~다라파니~ 참체 (Chyamche, 1,430m) 까지 진행한다

 

 

틸리체에서 아침에 출발, 다라파니에 도착하면서

마나슬루 싸이트를 벗어나 안나푸르나 써킷트 길로 접어 들었다

 

 

 

보다 원시적이고 문명이  덜 닿은 마나슬루 싸이트.......

그곳에서 거대한 마나슬루 산군에 에워쌓여

숨막힐듯한 고산의 만년설산 풍경과 척박한 자연속에서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잠시  다른 신기한 세상에 들어갔다 나온것 처럼 강한 느낌이 길게 남는다

 

 

다라파니 CAP 에서 안나푸르나 싸이트 출입증 확인을 마친후

고르카지방의 마나슬로와는 또 다른 풍경속으로 들어간다

 

오전 9시반 정도인데도 햇살이 뜨겁다

길은 먼지투성이라 해도 하늘 공기는 더없이 깨끗한지,

피부를 태울듯 뜨거운 햇살이 만들어 내는 풍경은 바쁘게 진행하는 카메라 속에서도 열심히 담아진다

 

 

 

 

마나슬루 싸이트쪽 고산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고도와 날씨면에서 훨씬 따스하고 차량 (찦차) 통행도 가능한 곳이라서인지

사람들이 비교적 깨끗한 모습이다

 

 

 

 

즐비한 롯지들은 이제 '호텔'이라 이름 붙여도 용서가 되는 모습들이다

대부분 깨끗하고 시설도 좋은편이라서 전기는 물론, 와이파이, 전화등과 샤워시설도 좋고

각 상점이나 식당 메뉴와 음식도 상당히 좋아보인다

 

 

 

대부분 롯지들 마당엔 예쁜 꽃들로 치장하고 깔끔한 모습이다

 

 

 

 

마나슬루 트랙과 달리, 안나 트랙에서는 상당히 많은 트래커가 계속 오고 간다

눈에 익숙한 동양인들이 오길래...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한국에서 온 아가씨들이다

각자 따로 왔지만 롯지에서 만나 같이 움직이기로 했단다

재미있게 트레킹 마치고 잘 돌아갔기를....

 

 

 

 

마르샹디 강줄기를 따라 형성된 다라파니......강열한 햇살에 눈부시다

 

 

 

 

뒤돌아본 안나푸르나 싸이트

 

 

 

 

 

세계인의 트래킹 국민코스인 안나푸르나 써킷트

이름값 많큼 세계각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다

그런데, 히말라야에는 주로 유럽인들이 참 많이 찾는것 같다

 

 

 

 

 

 

 

 

 

 

 

 

 

하행중인 우리팀...

 

 

 

 

다라파니를 어느정도 벗어나자 출렁 다리가 나타난다

현재 우리는 몇년전 새로 생긴 짚차 통행이 가능한 새길로 걷고 있는데

이 다리를 건너면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트래킹 루트인

안나푸르나  내원 (內院) 루트로 건너갈 수 있다

 

 

 

 

오리지날 히말라야 트레킹 길...

보다 더 네팔스럽고 히말라야 맛을 느낄 수 있는 길이겠지만

오늘 참체까지 가야 하는 우리에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 접고

지루한 평지길을 택해야 했다

 

 

 

 

마르샹디 강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주변 경관과 원주민 마을등을 통과하는 재미가 쏠쏠할텐데....

 

 

 

 

우리는 최근에 만들었다는 찻길로 진행중이다

일부 안나푸르나 트래커들은 다라파니에서 이런 짚차를 대여해서

길고 긴 하산길을 차를 타고 내려가기도 한다

 

 

 

곡물을 운송중인 당나귀 군단

역시.....힘들고 불편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겠지만

나귀일행 모습이 이방인에겐 운치있게 보인다

 

 

 

 

탈 (Tal, 1,700m) 을 지난다

탈은 호수라는 뜻으로 예전에 홍수로 이 지역이 호수로 변한적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루한 찻길을 걷는 덕분에

마을 뒤로 거대 산군에서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수를 품은 탈을 내려다 보는 덤도 있다

꽤 큰 마을이라서 오르내림중에도

이곳에서 또 쉬어가는 트래커들도 많다 

 

 

 

 

마을이 정말 정말 아늑하고 예뻐서 딱 하루만 더 저기서 쉬어가면 좋겠다는

정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ㅠㅠ

 

 

 

 

양철 지붕들이 녹이 슬어 시간이 느껴지는....어쩐지

힘겹게 살던 어린시절 풍광과 오버랩 되면서

잔잔한 추억거리들이 저곳에 앉아 있는듯 시선이 자꾸만 따라간다

 

학교일까....너른 마당엔 말 한마리가 세월아 네월아~

가던지 말던지 하면서 시간을 먹고 있다

발이 아파서 죽겠으면서도

저 평화로운 풍경에 빠져서 더 없이 행복한 기분에 젖어본다

 

 

 

 

이마가 타 들어갈듯 뜨거운 햇살이 징그러울 무렵

낯익은 우리 주방팀이 보인다

길가에 포터들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쉬는 곳에 주방 살림 늘어놓고

점심을 준비하고 있다

 

 

 

 

길가는 트래커나 포터들이 들러 먹거리와 차등을 사 먹을 수 있는곳에

자릿세를 내고 우리는 밥을 해 먹는 것이다

주방 보조가 전을 조그맣게 먹기좋게 참 이쁘게 잘도 부친다

그동안 김치전, 부추전, 감자전등등, 웃음 나올 정도로 전도 잘 부치고

만두도 어찌 그리 이쁘게 잘 만드는지....튀김만두, 만두국 등등...ㅋㅋㅋ

 

주방장은 국수를 삶고 있네.

 

 

 

 

 

얼기설기 대나무 가지로 지붕 엮고 기둥 세워 햇살을 가리니

그 위치 덕분인지, 마르샹디 강줄기와 탈 마을이 근사하게 내려다 보이는 천혜의 뷰포인트이다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그림같은 탈 마을 배경이 그간의 피로를 싹 풀어 주는듯 하다

이런 곳에 살면 비록 부족한것 많아도 삶의 만족도는 세계 상위권에 있을것 같다

실제, 네팔 산악지역에 있는 나라...'부탄'은 전국민의 97%가 삶이 만족하다는 조사도 있다

 

 

 

 

탈 마을을 지나 계속 이어지는 안나푸르나 내원 트랙을

트래커들이 열심히 오고간다

 

 

 

 

 

 

 

 

너무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에 취해 행복한 우리들...

 

 

 

 

탈 마을의 평화로운 모습에 취해 콧노래까지 흥얼 거리는 사이

점심이 나왔다......이게 모냐?

세상에, 비빔냉면이다 !!!!!!

 

슬슬 더위도 느끼며 지쳐가는중에

사실 조금전 우리끼리 한 말이....시원한 냉면 한그릇 먹었으면 했는데

진짜 군침도는 냉면이라니 ..!! 

 

이렇게 맛있는 비냉은 또 어디서 먹어는 봤나?  ㅋㅋㅋㅋㅋ

 

 

 

 

부가이드 딥과 소정씨가 냉면으로 "짠~"을 외치며 즐거워 한다

 

 

 

한참동안 맛나게 냉면 먹고

탈 마을 끝자락 풍경을 내려다 보며, 다시 출발 ~

 

 

 

 

 

우리가 걷고 있는 길도, 말이 찻길이지

어쩌다 지나는 짚차들이 겨우 다닐만한 너비의 비포장 도로로

가파른 산 허리를 깍아서 만들어 놨는데

 

깊은 협곡 사이을 흐르는 마르샹디 강 건너

오리지날 내원길은 사람이나 말등이 다니는 길이니

폭주하는 안나푸르나 트래커들과 이에 소요되는 갖가지 필요한 식품, 생활용품, 건축자재등을

빠르게 실어 나를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협곡 사이가 얼마나 깊은지.....내려다 보려니 아득하여 오금이 저린다

 

 

 

말이 찻길이지.....산 옆구리를 깍아서 겨우 차 한대 지날만한 길...

장마나 날씨가 안좋을땐 위에서 굴러 내려오는 돌이나 산사태등으로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겠다

어쨋던, 이거라도 있으니 안나푸르나 라운드/ 써킷트 트레일은 훨 쉬워졌다

 

 

 

뒤돌아 본 탈마을이 보이는 안나 싸이트

 

 

 

 

한참을 터덜 터덜 가다보니

저 아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혹시 목적지 다 왔나??

 

 

 

 

아니다,  길이 끊어졌다

지난 가을 예기치 않은 기상으로 폭풍이 불어닥쳐서

200여명 사상자를 내며  마낭쪽에서 벌어진 산사태 여파로 이곳까지 길이 무녀져 있다...이 길이 이렇다니깐 !

 

다라파니에서 내려온 짚차는 여기가 끝인 셈이다

우리를 앞질러 한참 먼저간 포터들과 주방팀도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

끊어진 길을 공사중인데, 마침 포크레인 작업이 있는 모양이다.....

꼼짝없이 작업 끝날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시간도 넘게 기다린후 기다리던 사람들을 건너 보낼 정도로

길을 이어져 엉금 엉금 지나간다

 

 

 

 

 

 

 

 

다 건너와서 공사중인 곳을 보니 험하기 이를데 없다 ㅠㅠ

앞에 공사에 쓰일 물건들 쌓아 놓은 곳을 좌측으로 돌아 건너편 자락까지 사이는 어마어마한 절벽으로 떨어진다

 

 

 

 

 

 

사진으론 그 깊이나 높이가 가늠이 안된다

공사구간 지나기 전 우리가 지나온 길을 올려다 보니.....아뜩하다

초초 대형 바위덩이 산 허리를 깍아서 만든 길을 난간도 없이 지나 다니는 것이다

 

 

 

 

이제 다시 하산 방향이다

강줄기 따라 고불고불 산에 붙어 난 가느다란 길.....그래도 저길엔 짚차라도 다닌다는거.... !!

 

 

 

지나온 길

 

 

 

말이 찻길이지.....어찌나 울퉁불퉁 험난한지

이런 길을 짚차들은 신나는 오푸로드를 즐기듯 묘기대행진 하며 지나야 한다

그래도 사진속 길은 최상급길이다~

 

 

 

 


이 폭포앞을 지날때...아주 시원했다 ㅋㅋㅋ
   

 

건너편에서 노래를 부르며 올라오는 젊은처자들이 보인다

아주 춤까지 추어 가며......근처 학교에 다녀 오는 고등학생들이다

세계 어딜 가나 젊은아이들 느낌은 다 같은 모냥이다

 

차림새며 표정등이 비교적 좋아 보이는 아이들....탈까지 간다고 한다

 

 

 

 

 

 

 

가운데 학생은 정말 한국아이 같이 생겼다

 

 

 

 

 

 

 

 

점점 멀어져 가는 안나푸르나 산군,,, 아쉬운 맘에 또 돌아보며..

 

 

 

설악산 백미폭포는 쨉도 안될 큰 폭포들이 수도 없이 많다

이렇게 산에서 바로 떨어지는 물은 식수로도 쓸 수 있다

 

 

 

내원길을 오가는 사람과 말들이 큰길쪽으로 건너오고 있다

네팔에서나 볼수 있는 이런 풍경도 아스라~하니 추억속으로 들어간다

 

 

 

오후 3시 40분경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 참체 (Chyamche, 1,430m) 에 도착한다

막내 포터가 보이는것 보니, 여기가 맞나부다

 

사진 왼쪽 흰색 건물을 빌려 주방팀은 조리를 하고

우리는 그 옆 호텔참체에서 숙박을 한다

그런데 명색이 호텔인데....샤워실 물이 안나와서 건너편 붉은색 호텔로 가서

샤워를 했는데, 이 호텔안은 무슨 미로를 헤메듯 해야 했다

 

 

 

 

 

아이고 데이고~~~~~~~~~~~죽겠다

도데체 얼마를 걸은건지.....아마도 25키로는 족히 걸었지 싶다

 

다리는 물론 발이 어찌나 아프던지

쟘발란 중등화 망가져 쎄컨슈즈로 갖고 갔던 버팔로 경등산화와 함께 고생한 내 발.... ㅠㅠ

 

이 신발이 올 봄에 산 새것이긴 하지만 인지도도 없고 신어 본 적도 없어서

얼마나 마음 졸이며 걱정을 했는지......발목이 짧아 안그래도 시원찮은 발목을 다칠까봐

항상 조심 조심하며 신경도 많이 써야 했고 이렇게 긴 산행에 신을 의도가 없던 신이라

싸이즈도 발에 딱 맞는 크기라서 바닥에 깔창이  신발을 더 작게 해서 끈을 최대로 넓혀 신었다

그럼에도 역시....오른쪽 끈은 중간에 끊어져서, 잠발란것 끈으로 대치해서 결국,

마지막까지 무사히 완주 해 주었다

 

아침마다 신발에다 인사하며 부탁하며..... 생사고락을 같이했으니 고맙기 그지 없다 ㅋㅋㅋ

 

 

 

 

배정받은 방이 호텔 2층인데, 긴장이 풀려서인지 다리가 움직여 지질 않는다

한참을 마당에 앉아 밖을 내다 보다가 올라가서 짐정리를 했다

 

 

 

우리 묵은 호텔엔 찬물조차 안나와서 건너편 호텔로 샤워가는길...

호텔 문앞에 있던 꼬마와 할머니

 

 

 

 

 

 

상점 앞엔 사람들이 주욱 서서...뭐하는건지???

오가는 사람 구경하나?

 

 

 

 

 

 

 

샤워하고 돌아오는길에 2층 계단 아래에는

두 꼬마가 소꼽장난으로 한참 재미나다

 

 

까만 진흙으로 빈대떡 부쳤네 ㅋㅋㅋㅋㅋ

 

 

꼴꼴 거리는 물이지만 종일 먼지 뒤집어 쓰고 피곤했던 몸인지라

그나마도 어찌나 시원하고 좋은지....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짐정리를 하고

저녁엔 맘먹고 한잔 하며 쫑파티겸 놀 판이다

 

어제 주문한 염소 한마리는 벌써 주방에서 근사하게 조리되어

저녁상에 올라오니.....처음 먹어보는 염소고기 수육이 그렇게 맛난줄 몰랐다

주방에서 조리를 잘하기도 했겠지만, 냄새도 전혀 없고 기대 이상이었다

 

여행사측에서 내는 기본에 우리가 더 보태서 염소도 잡고

맥주도 실컷 먹고, 뭔지 기억안나는 네팔쏘주도 먹고...

사실 종파티에는 모든 포터와 주방식구들 까지 다 모여야 하는데

한국식 조리는 입에 안맞는다는 포터들은 따로 먹고

나중에 주방 식구들은 불러 모아 한바탕 소란스럽고 신나게 맥주파티로 즐겁게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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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일 후면 네팔과도 헤어져야 한다니, 갑자기

아쉬움과 섭섭함이 밀려 온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