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22~23
가평 연인산 우정고개 잣나무 숲속
4월 정기산행을 비박으로 잡았는데...
흠..문자 그대로 비박 흠뻑 즐기고 왔다
아직도 얼마나 웃다가 왔는지....아구가 얼얼하다.
드릅이 있을까..걱정을 하면서 올림픽공원을 토욜 오후 2시에 출발하여
연인산 들머리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한다
드릅은 겨우 새순을 삐죽이 내밀고 있고
봄나물을 뜯는 사람들 사이에 군락을 이루어 지천에 피어난 '양지꽃' 이 대신
앙징맞고 이쁜모습으로 반긴다
우정고개서 직진하여 약 100미터 정도 내려가 왼쪽에 있는 잣나무 숲속입니다
봄물이 올라 잣나무도 한결 푸르고 싱싱해 보인다
도착하자마자 비박준비부터 하는데...
비소식이 있어서인지 모두 텐드나 후라이를 준비했다
가지가지 텐트와 후라이가 쳐지는데...
이건 먼고 ??
종일씨가 비닐로 장방형의 천막을 만들어 왔다.
4귀퉁이에 스틱으로 고정하고 펼치니 아늑하기 그지없는 집이 되었다
답답하지 않게 하늘도 보이고...혹 비가오면 빗방을도 감삼할 수 있으렸다 !
지난 겨울 저항령에서 좀 작은싸이즈의 비닐천막으로
모진 바람막이를 했다는.....
그 다음은 오늘의 하이라이트 ! "먹자" 이다....가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이 꾸어지고 쭈꾸미 볶음도 즉석에서 만들어진다.
빈대떡도 있고....아으~ 입속이 행복합니다
우정고개의 밤은 깊어가고...
그렇게 술이 동나가고 있을즈음....석주길님과 준서가 댓병 2병과 또 한보따리의
삼겹살등등을 지고 올라왔다. 무쟈게 환영을 받고 있는중..ㅎ
밤이 깊었는데도 잣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밝기만 하다
온다던 비는 안오고 날씨가 점점 좋아진다...히히
산들 산들 바람도 어찌나 상쾌하고 좋은지 모릅니다. 못간사람 후회해도 되는 순간이닷..ㅋㅋ
아하하 허허 우히히 깔깔깔 우정고개 숲속이 들썩들썩 한다
다행히 다른 비박자가 없어 맘놓고 떠들고 노니, 우리들 세상이다
산방식구들의 따듯함이 어우러지는 밤이 계속 이어진다
오붓하게 둘러앉아 어쩌구 저쩌구 이바구의 즐거움은 사는맛을 더해준다.
전부 한꼭지가 돌아간후 2차로 자리를 옮긴다.
종일씨가 자기네 집에 놀러 안오냐구 해서....그래서 쫑일싸롱으로 다 옮겨갔는데
아 글쎄 이번엔 자기네 집안에 습기찬다고 문을 확 열어놓구 딥다 구박이다.
글타고 쫒겨날 우리가 아니지롱~
악작같이 앉아서 논다.
이건 석주길님이 그간 늘어난 쏘주실력을 발휘하더니
얼큰한 안주가 필요하다고 끓여낸 꽁치김치찌개인데 맞..진짜 진짜 끝내준다.
"대감놀이"가 시작된다
본격적인 웃음보따리가 터지더니 담날까지 끝도 한도 없이 이어집니다
대감놀이가 뭔줄 아십니까 ? ㅎㅎㅎㅎㅎㅎ ㅋㅋㅋ
결국은 종일싸롱에서 질기게 앉아 놀다가 결국은
쫒겨나서는 다시 길까페서 한판 벌어졌다.
밤이 을매나 깊었는지 모르겠는데...
잠결에 "야~~~ 별떳따~~~~ !!" 하는 소리는 들었는데도
걍 잠에 골아 떨어졌다.
폭신한 침대처럼 편안한 잣나무 숲속의 단잠..
오랜만에 영양가있는 잠을 잤다....아 글쎄 아챰슬이 코를 살짝 골더라는 야그까지..ㅉ
아침해가 떳습니다
새싹도 깨어나고
시원하고 산뜻한 잣나무 숲속은 유난히 '치톤피드'가 많다네요..
그래서인지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서도 전부 아침이 산뜻하단다.
가슴속이 얼마나 시원하고 기분이 좋은지...아는 사람만 알쥐...............
아침해가 떳는데도 자리에서 안일어 나는 산그늘님.
산속은 거의 5월말까지도 춥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가볍게 생각하고 옷준비가 적었던 산그늘님은 텐트속에서 안나오려한다.
맑은 정신으로 돌아오자 뭐가 또 섭섭한지
칵테일의 일인자..우에오님이 또 뭔가를 만들어 돌린다....아우~~~
산그늘님이 첨엔 인상을 쓰며 마셨지만,
결국 이후...내내 이것만 달라고 합디다....이게 먼줄 아십니꺄?
캬아~~ 죽인다 !
"종일씨~~ 빨랑 나와요"
종일씨는 근사한 비닐집에서 나오며, "이게 멉니까" 하더니
휙 돌아서 그냥 돌아가며 하는말 " 에이~ 난또...대감놀인줄 알았네".......ㅎㅎ
왈글와글 떠들며 하산. 산행 ? 글쎄요....산행은 무신 ?
준서가 열심히 접사를 찍던데...몇개 못건졌당 !
이곳엔 유난히 흰색제비꽃이 참 많다
뒷풀이가 빠질리 없지요.
두릅을 못딴죄루다가 뜯겨서 온 벌개미취.
톨미님의 솜씨가 대단합니다. 우린 어떤것이 취고 잡풀인도 모르겠는데
그 짧은 하산중에 오데서 이렇게 많은 취를 땃는지
암튼, 톨미님댁으로 이동하여 다시 대감놀이를 이어간다....
혜림엄마는 운짱을 하라는 석주길님 호출에 분당서 달려왔다
석주길님 기분이 트더지고 있네요..ㅎㅎ
맥주사러 (모질라서) 나갔다가 비바람 심하게 부는 중에도
톨미님댁 아파트 앞에 자목련이 어찌나 고운지..
**
오랜만 비박으로 즐거운 주말이었다
그런데 이 우정고개 잣나무 숲속은 꽤 알려진 비박터인지라
많은 팀과 사람들이 와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쉬어가는 곳인데...
이번에 가서 '꼴불견'을 봤다.
널찍한 비박터엔 잣나무잎이 떨어져 쌓여있어 푹신한 융단처럼 느끼게 하는데
두어군데에 지름 약 70~80 센티크기의 불피고 난 시커면 재가 남아있는것이다.
나름대로 불조심하며 주변을 조심한듯도 해 보이지만,
이렇게 나뭇잎이 쌓여있는곳에서 불을 지핀다는것이 얼마나 위험한데...
아무리 기분도 좋고 운치도 좋지만.....참으로 생각없는 사람의 소행이다.
게다가 잣나무가 떨어져 쌓여있는 갈색의 바닥은 보기에도
아늑하고 편안해 보이는 좋은 공간인데
시커먼 타다남은 재가 여기저기 있으니...볼쌍사납고 흉하기 이를데 없다
궂이 캠프화이어를 하고프다면 그곳에서 불과 5~6미터 옆 물가에 내려가면
좀 안심도 되고 비박터에서 보이지도 않으련만, 너무나 이기적이고 생각없는
사람들 소행이다. 과연 산사람이었을까 ??
거기다가 시커먼 잿더미 주변엔 건전지, 담배꽁초 외 짜잘한 쓰레기와
책도 한권 비에 흠뻑젖어 널부러져 있었다. 어느놈이 그랬는지, 정말 욕이 나왔다
우리가 즐기고 싶어 찾아가는 자연,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는가
이곳이 망가지면 또 한군데 우리가 쉬고싶고 호흡할 자연이 사라진다
사람들의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상식과 예의만은 지키고 살았으면 좋겠다.
아침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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