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사길
09-3-29 동강할매를 찾아서
by 아침이슬산에
2009. 3. 30.
난, 풍경이 좋다
산을 걸을때도 그곳엔 하늘이 주신 너른세상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어서 좋고
여행을 할때도 늘 새롭고 이채로운것들고 가득한 세상을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그 풍경안에 풍경을 채워주는것들....
소품같은 것들에 환호한다
작은 꽃잎하나
엉성한 풀잎하나까지
비록 접사라는 이름으로 담기엔 부족하지만
내 가슴속 풍경을 채워주는 이 모든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동강이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이 봄에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싶은 동강할매......
그 할매를 만나러 나선다
3월 29일 한밤에 차는 달려서 추암에 도착하지만, 일출의 행운은 이번에도 혹시나..가 역시나 !!
참 인연이 아니닿는 추암이다.
전국이 맑고 화창하다는데, 동해안만 짙은 회색구름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다
욕나오기 일보직전.....하지만,
가슴속까지 시원하고 맑게 해주는 해풍에, 철석이는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정선으로 발길을 돌리는 길에 묵호항에 들어
배가 노란 가자미회에 곰치국으로 간밤의 피로를 풀고
42번 국도를 타고 정선으로 향한다
묵호항에서 약간의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더니,
제법 많은 눈이 금새 겨울로 돌아간듯한 착각에 빠지게하는데....
급기야 백봉령 즈음엔 함박눈이 되어 도로를 덮으니
간이 콩알만한채 백봉령을 오른다
펑펑쏟아지는 눈속에 잠시 신나는 휴식
이 고개는 이슬산방에서 백두대간 진행중 따라나서서 야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저 크다란 돌팻말 뒤에서 텐트치고 한잔하고 즐거웠던이.....
펑펑 눈속을 헤집고 내려서 다시 달리는 길
어느덧 아오라지를 지나는 동강 물줄기는 겨울 잔설이 남아있는 산을 바라보는 나그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렇게 지나는 길에 마음을 내려놓고 추억을 담는 사이
차는 동강에 도착한다
벌써 동강을 끼고 지나는 길가 절벽쪽엔 할매를 담는 진사들이 많이 눈에 띈다
크아~ 완존...암벽을 방불케 한다
이 절벽 여기저기에 쬐그만 할매들이 살아 생명을 이어간다니...... !!!
아랫쪽은 사람손을 많이 타서인지 거의 없고
바위를 조금 기어 올라야 하는데, 왕년의 암벽실력은 다 어딜 갔는지...
카메라를 메고 매달리려니 여간 조심스런게 아니다
이미 경험있는 진사들은 사다리도 동원해서 수월하게 좀 높은곳도 촬영을 한다...ㅎㅎ 알아야 면장을 하지..!!
하지만 꽤 높은곳은 망원을 동원해서 잡아야 한다
도착즈음 흐린하늘사이로 잠깐, 정말 잠깐 햇살이 엷게 비추어서
이번 출사여행을 공치지 않게 되었다
온몸에 보송송한 털이 압권이 할매,
그 우아한 모습에 누가, 왜 할매라 하는지 모르것다
괜찮은것은 사질갤러리에 올리고
여행의 기억을 함께하는 할매들 모시자.... !!
할매라는 이름이 그러고 보니 참 정겹다. 동강할매..... 히히히~~~
작품탈락 할매
멀리서 눈으론 확인이 잘 안되는데 망원으로 잡아서 집에와 자세히 보니
꽃잎끝이 살짝 망가졌다. 아마도 추위에 얼었다 녹은탓인듯...
절벽에도 피고, 이렇게 바위 틈바구니에도 피고.... 귀한 토종꽃이다
요사이 사진인구가 폭박적으로 늘어
각종 모임단체에서 출사가 참 많다. 어느 카페팀에서 온 진사들...
꽃사진 기본을 모르고 그저...즐겁게 몰려다니며 흉내를 내는건 아닌지...
땅, 온도, 기후 등등이 맞아서 이곳에 군락을 이룬 야생화인데,
예쁘게 보이려고 주변 잎등을 뜯어내거나, 싱싱하게 보이려고 하는지 물도 뿌린다
아저씨 중류수예요? 하니 '쏘줍니다 깔깔~" 한다
정말...쏘주냄새가 났다....욕나왔지만......ㅠㅠ
저 할미꽃 곧 죽으면 어쩌나...
근처엔 토종 된장고추장등으로 만든 음식을 파는곳에서 점심을 할 수 있다
또 원주민이 하는 작지만 괜찮은 불가마집도 있고
진짜 동강 할매도 있다. 작은 가계를 하시는데, 윗층에 민박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