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아침이슬 창

되돌릴 수 없는 것들

by 아침이슬산에 2009. 11. 14.

나의 쓸쓸함엔 기원이 없다 너의 얼굴을 만지면 손에 하나 가득 가을이 만져지다 부서진다 쉽게 부서지는 사랑을 생이라고 부를 수 없어 나는 사랑보다 먼저 생보다 먼저 쓸쓸해진다 적막한, 적막해서 아득한 시간을 밟고 가는 너의 가녀린 그림자를 본다 네 그림자 속에는 어두워져가는 내 저녁의 생각이 담겨 있다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나는 끝내 사랑할 수가 없어 네 생각 속으로 함박눈이 내릴 때 나는 생의 안쪽에서 하염없이 그것을 바라만 볼 뿐 네 생각 속에서 어두워져가는 내 저녁의 생각 속에는 사랑이 없다 그리하여 나의 쓸쓸함엔 아무런 기원이 없다 기원도 없이 쓸쓸하다 기원이 없어 쓸쓸하다 나의 쓸쓸함엔 기원이 없다

'♣˚˚ 아침이슬 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雪中 복수초  (0) 2010.03.11
눈 오는 날 쌩쑈  (0) 2010.02.11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0) 2009.10.08
상사화와 꽃무릇 차이  (0) 2009.09.27
09-8-12 마지막 장마비...  (0) 2009.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