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0-07 가을 설악산

[121007]
설악산 신선대에서 2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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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한 새벽 분주한 발걸음들이 사라지고
더불어 빗소리도 잦아드는것 같아....인증샷이라도 담을량으로
신성봉 포인트로 이동하지만, 이미 좋은자리는 많은 진사들이 이미 진을 치고 있다
눈높이도 안맞는곳에 삼각대를 펼치지만
마음이 심난하기만 하다
잔뜩 구름이 요동을 치며 범봉뒤를 지나 1275봉을 감추고 너울거리기만...
비록 사진은 못건지겠지만
이 멋진 풍광을 보고 있자니, 무척 좋다
일반적으로 운해가 쫘~악 깔린 사진이래야 소위 "사진" 이라고들 하는데
아직 산악인이고 싶은 내 눈엔
이렇게 운무가 휘돌아치며 산의 속살을 보여주었다 감추었다 하는
이 박진감 넘치는 그림이 더 좋다.
마치 내가 저 운무가 되어 설악 능선을 넘나들며
온 마음과 몸을 다 그곳에 내려놓으며
온갖 세상의 잡다함과 아픔과 미련을 털어버리는거다...
그리고
따끈한 커피까지 옆에 놓고 앉아서 구경하는 상상도 하면서...ㅋㅋ 

내가 신선이 되는듯 하다
이곳이 그래서 신성봉일까?? ㅋ
멀리 동해바다와 울산암이 아침빛에 세수하는 시간
나는 신선이 된다......... !!

정말 좋은자리를 차지한 진사들이 부러웠던...ㅠㅠ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나름 운무가 춤추는 모습을 담은 저들은
화각이 잘 나오니 괜찮았을것 같다
 
 
시간도 그리 많지 않고
빨리 아침을 먹고 하산을 해야 하는 관례로
운무마저 다 날라가고 맹한 얼굴을 내민 공룡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언제고 내 다시 오마 !!

간단히 아침을 먹고 신선봉을 내려서서
무너미로 가는 길에 주변 단풍이 무척 화려하고 좋다
4년만에 단풍 상태는 제일 좋다고 한다


긴긴 천불동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길
그래도 화려한 단풍이 있어
가을엔 걸을만하다
양폭 도착하기 전 어드메인데
이주변의 단풍이 해맑은 햇살에 더없이 곱고 예쁜 모습이다
귀찮아서 카메라를 배낭에 넣을까 하다가
그냥 메고 내려왔으니 망정이지
이 화려한 단풍모습 못찍을뻔 했다....그랬으면 후회했을것.  ㅎㅎ

이제 하늘 가득 퍼진
투명한 햇살함께 설악의 하늘가가 더없이 푸르고 좋다

잠시 쉬어가는 곳

저 아래로 굽이굽이 단풍물결, 사람물결
하느님 지은신 세상 모두가 다 아름답다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하늘이다
눈이 부시도록 맑고 투명한 하늘이다
더없이 곱고 화려한 단풍들의 합창이 하늘로 하늘로 날아 오른다
짙은 흙향기 풍기는 땅에 등대고 누워
저 하늘에 마음을 띄워 봐도 좋다
욕심이 앞서서
이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지 못할뻔 하지 않았는가.... 아~~ !!
양폭산장 앞에서 


그리고 보이는 오륜폭 계곡

오륜폭
사실...개인적으로 난 이 오륜폭 그림이 별루다
잘 익은 단풍 어우러진 좋은풍경을 못만나서일까 ? ㅎㅎ
또 삼각대 펼치고 귀찮지만, 좌우간... 인증샷은 찍고 가자


늘 그렇듯이
하산길은 그래도 희망이 있어 좋다
힘겨운 산행으로 지치고 목마르지만
내려가면 아주 아주 시원~~~한 맥주를 먹을 수 있다
이것도 내겐 멋이고 낭만이다 
그렇게 고대하며 도착한 비선대
예전에 '한편의 시'길 등반후 
설악동 매표소 앞의 쌩맥 500을 숨도 안쉬고 원샷했던 기억을 더듬어
다시 또 도전해 보고 싶지만...너무 목이 말라서
비선대에서 병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그리곤 다시 그 기운으로
지겨운 3키로를 걸어 설악을 탈출한다 
오후빛에 빛나는 장군봉과 적벽
적벽에선 아직도 등반이 이루어지고 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택시로 속초 시외버스터미날에 와서 버스표 예매하고
결국은....장사항으로 날라서 
회한접시 해 치우고서야 서울로 돌아왔다
오랜만의 장거리 산행,,,,좀 무리한 진행이었지만
결국은 무사히 잘 끝내서 뿌듯하다
함께한 일행 모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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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