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스치는 바람이라 해도
글/崔 順 子
가만가만 길을 갑니다
문득 그대향기 스쳐와 돌아보니
그대는 없고
서러움이 가슴에 뜨겁습니다
조용조용 귀 기울입니다
정다운 목소리 들릴 것 같아
돌아보니
그리운 목소리 들리지 않고
억새꽃을 스치는 바람소리뿐
닿을 듯 스친 인연 놓으시고
그렇게 하르르 가신 후에도
숲은 끝이 없고
길 또한 아름다워
우리들의 사랑도 그러한데
추억은 자주 죽고 삽니다
문 열어도 닫아도
늑골을 파고드는 바람 시린데
그대 스치는 바람이라 해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나는
홀로 눈부신 나를 그리고
그대 향해 눈부실 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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