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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여행 이야기

07-08-31...09-01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폭우로 못가다

by 아침이슬산에 2007. 9. 4.
덕유평전의 시원한 능선을 따라 산하를 굽어보며
남덕유를 넘어 헐떡이는 숨을 삿갓재에서 쉬며 밤하늘 별 헤아려 보리....
그리고
육십령 고개로 내려서서 그 유명한 육십령 칼국수를 먹고
전라도와 경상도를 한다리씩 걸치고는 통쾌한 웃음을 날리리...
야무진 꿈을 자동차에 싣고서
여름을 보내는 8월의 마지막날 07년 8월 31일, 난 그렇게 휘파람불며 까만 밤을 달렸다
졸다 자다..졸다 자다....하다 보니
신풍령 빼재에 도착하는데...............하늘이 무겁게 느껴진다
정말 비가 올까? 일기예보 이번에도 틀렸으면....
그것보다 신풍령 고개정상에 있는 
늘 우리들의 최고급 야영장소인 정자는 1,000고지의 바람을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으면
밤새 추위와 싸워야 할 판이다.
한겨울 눈속에서도 야영을 즐기던 우리지만,
이런 바람은 영하의 눈보다 더 매섭다.
대간팀 친구왈,
조금아래 전에 주유소를 하다가 문닫은 건물이 있댄다
그래...거기다 !
이 산꼭대기, 무주~거창간 차량통행도 별로 없는 고개마루에서 주유소....는 어려웠겠다.
덕분에 문열려 있는 빈 건물안으로 실례를 무릅쓰고 들어가
어느 조용한 팬션에 놀러온냥 초 호화판 야영이 되었다
수도물도 나오고, 화장실도 있고, 전기도 들어오고...그러나 전기는 안썼다.
어쨋던, 그렇게 야영은 야영아닌 편안한 숙박이 되어
누구 눈치볼 필요없이
신나게 먹고 마시고 목이 터져라 노래도 몇시간을 불러대며 밤이 새는줄 몰랐다...ㅎㅎㅎ
* * *
9 월 1일 토요일 새벽녘......빗소리가 들린다
비가...
비가........줄줄줄 내린다, 그야말로 하염없이...............ㅠㅠ !! 
대간길은 뿌~우~연 운무속에 가리워지고 속은 답답해진다
(1)

 

산행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로 고민들이 시작된다 빼재~삿갓재 구간은 약 18Km 정도로 대간꾼들에겐 길어야 7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느즈막히 누릉지로 아침속을 달랜후 대간팀은 한번 출정이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되니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빗속을 우장을 갖추고 출발한다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징~하다

 

 

원래 난 대간팀 출발후 차량을 무주로 이동 곤도라로 향정봉을 올라 사진찍어가며 널널 백봉령이나 동업령쯤에서 팀을 만나 점심을 먹고 삿갓재로 가서 함께 1박후, 컨디션봐서 함께 육십령으로 가던가 아니면 황점 (불과 1시간 거리) 으로 하산후 차량을 회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무주리조트에 전화를 해보니 예상대로 곤도라 스톱이다....쩝 어쩐다? 그럼, 오름길 내 발걸음으로도 2시간이면 충분한 황점에서 삿갓재로 오르리라...... 빼재(수령)에서 호음산 자락을 휘도는 고불고불 임도를 따라 곡예를 하듯 거창방면으로 37번 국도를 따라가며 호음산자락에 넘나드는 운무를 배경으로 비에 씻겨 말끔한 꽃무리들의 환영을 받는다.

 

어쨋던 운무가 오락가락하며 산을 휘감고 다니는 비내리는 풍경은 더없이 낭만적이고 멋지기만 하다 우산을 쓰고 사진을 찍으려니........날리다 ㅠㅠ 카메라에 빗방울이 튀니, 구도잡고 카메라조작 하기가 보통일이 아니다 우산은 카메라만 쓴다...난 비에 쫄딱 젖는다 ^^ 에구구~~~미티것다.

 

 

그래도 다행이 차량통행이 거의 없는 도로덕분에 차를 세우고 들락날락, 우산을 폈다 접었다 수선이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산간마을 풍경을 놓칠세라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본다

 

생전처음 가보는 길... 길은 여행의 상징이다.......길을 보노라면 어디서 끝날지 모르는 인생인것 같고 끝없이 달려야 할 삶인것도 같고 때론 미련을 버리고 묵묵히 나아가야 할 고독의 모습인것도 같고..... ^^

 

비는 점점 세차게 내리니 이 빗속에 큰배낭을 메고 판초의를 걸치고 어쩌면 오퍼트라우저까지 입고 온통 운무로 조망도 거의 없는 산속을 올라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일단, 마지막 차량회수 지역인 육십령에 차를 주차하고 택시를 이용 황점으로 이동하여 산행을 해볼량으로 육십령에 도착하니......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춥다, 추워 ~ 덜덜덜~~ 한기를 느낄만큼 찬 바람이 세차게 분다

 

 

대간능선은 바람능선이라고도 하는데, 준족의 산꾼들이지만 1300고지를 오르내리는 대간팀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나로서는 도저히 이런 몹시 불량한 기상속에 궂이 산행을 감행해야할 명분이 없는 관계로 산행을 포기하고 계속 차를 몰아 거창으로 넘어서서 시골마을 구경을 다니기로 한다

 

 

그런데 비는 여전히 하루종일 잠시도 쉼없이 내려 개천이 넘쳐날듯 흑탕물되어 거세게 흘러내려가니, 대간팀이 많이 걱정되는데...휴대폰연결이 안된다

 

얼마후 대간팀과 가까스로 휴대폰 연결이 되었는데,,,,, 능선바람이 너무 세차서 더이상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동엽령에서 중도 탈출을 한댄다 빗줄기는 맞으면 아플것처럼 더욱 세차지고.... 삿갓골 대피소를 불과 4km 정도 남겨두고 준족들이 탈출이라면 심각한 상황일텐데...동엽령에서 탈출로는 용추계곡쪽이다. 이 폭우속에 하필 계곡길로.....뜨아~~~~ 큰일났다 맘이 분주해진다. 콩당콩당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네비를 무주 용추계곡에 맞추고 시간반이면 탈출 가능한 거리이니 냅따 악세레다를 밟는다. 다시 대간팀과 휴대폰이 연결되었다......119를 불렀댄다 !!! 이런일이 생기는구나 !! 용추계곡입구에 오니 계곡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이 누런 흙탕물 되어 거대한 폭음을 내며 미친듯이 쏟아져 내려온다. 안성매표소에 도착하니 관리공단 직원한명이 구출요청장소로 출발하였고 한 30여분을 기다리니 119 구조대가 도착했다 온갖 장비를 갖춘 대형특차, 앰브런스, 지휘본부차,,,, 10여명의 대원들이 도착하니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천하의 산꾼들이지만 자연재해앞에선 무엇을 보장하랴.... 다시 한 30여분이 지나니 무전이 들어온다 조난?자들 본인이 불어난 계곡을 무사히 건너와서 지위본부차에 태워 하산중이라고.... 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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