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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여행 이야기

07-9-22~23 눈물로 재회한 설악

by 아침이슬산에 2007. 9. 23.

◑산행일시 : 2007년 9 월 22~23일
◑산행지 :    설악산 
◑산행코스 : 한계령-서북주능-끝청-끝청삼거리-중청산장-소청-소청산장-봉정암 (1박) - 수렴산장-백담사-용대리
◑산행시간 : 한계~중청....5시간반
                  중청~봉정....1시간반 (소청에서 라면먹기)
                  봉정~수렴산장...3시간 ??
                  수렴산장~백담...2시간쯤..
◑누구와 :    '하성' 과 둘이서
이슬산방 백두대간팀의 한계_조침령 구간길에 발동이 걸려 따라나선다
비바람이 제법 부는데......
대간팀은 조침령과 한계령에서 2팀으로 나누어 북진남진하기로 하고 떠난다
대간팀이 떠나고 나니 비가 더 뿌려댄다
가슴적시며 그리움 토해내니 반가움의 눈물이련가....
이 안개와 빗속에 서북주능을 통과하여 봉정암까지 갈일이 까마득하지만
그토록 기다리며 보�아하던 마음을 어이 접으리요....
가자....
가다가 못가면 그 품에 잠들지머....
한계령 들머리에 사람이 별로 없다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오름짓을 계속하여 고도를 높이니 설악의 산세가 들어나며 
가슴을 설레게 한다..

작년 엄청난 수해를 입은 설악의 상처가 여기저기 널려있고 아직도 공사는 이어지고 있었다 얼마나 아팟을까...

힘겨운 오름길에 반가이 맞아주는 금강초롱과...?

계속 쏟아지는 빗줄기와 오락가락 춤추는 운무속에 살짝 살짝 들어나는 설악의 모습... 가슴속 깊이 설악의 기운이 스며들며 행복한 힘겨움에 젖어든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설악을 느낀다 사무친 그리움을 한방울씩 한방울 떨구며 설악속으로 설악속으로,설악속으로 들어간다 아, 설악이여......설악이여.....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영원한 운명의 그대 아니던가.....!!! 운무 한조각이 산머리에 걸터앉아 반가이 인사를 한다 얼마만이요 ? 강건한 사내의 가슴같이 내 마음을 품어주는 설악의 자태 빗물 눈물로의 재회에 감격이 벅차오름을 아시지요?

 

그러나 궂은 날씨는 눈을 한번만 깜빡여도 모습이 변한다 잠깐사이 산은 다시 운무속에 모습을 감추고......아스라이 복잡한 심경의 설악추억이라도 하듯이.....

서북주능선상에 섰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비.... 그 비가 씻어낸 설악은 더욱 맑고 깨끗하다 눈앞이 트이는곳에 앉아 설악의 풍광에 나도 하나가 되어본다 정성스레 한걸음 한걸음 옮기며 올라온 설악자락이다 저기 아래 한계령 휴게소도 보이고.......한계령으로 쏟아져 내린 수해의 상처도 보이고......

 

다시 빗방울은 갈길을 재촉하고 그렇게 또 옮겨진 발걸음은 어느덧 끝청에 도착한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빗줄기는 얼굴을 때린다 이 높은 산중에 설악의 심장속으로 쉬이 통과하면 안된다는듯..... 카메라가 다 젖어들지만, 휘감아 돌아치는 운무사이로 언뜻 언뜻 보이는 용아의 날카로운 잇빨이 눈에 들어온다

 

적당히 지쳐갈 무렵, 뿌연 하늘아래로 탁구공같은 중청의 상징, 레이덤이 보인다 이제 다 왔다....... 이 비바람속에 중청까지는 가리라며 시작한 오늘의 설악산행....가 보자.

끝청 삼거리를 지나 대청산장에 이르니 비바람을 피해 대피중인 사람들이 제법 많다. 지치고 춥고.....'아저씨 컵라면 먹을 수 있나요?' '요 아래, 30분이면 소청산장에 가시면 라면 맘대로 드실 수 있으니 어서 가세요' '중청산장 예약도 만석입니다' 가야 한다........가야한다..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정말이지 앞이 안보일정도로 짙은 운무속에 수영하듯 뿌연 운무를 헤치고 소청에 도착하니 감개무량이다 소청산장,,,,,,,,,잊을 수 없는 추억의 아픔과 기쁨과 환희가 아직도 그대로인 이곳, 초청산장 !! 그래 내가 왔다, 다시 너를 만나러 이곳에 왔노라 !!!

 

 

소청산장에서 뜨끈한 라면국물을 마시니 더이상 바랄게 없다 그냥, 이곳에 있으면 좋겠는데.............그냥 몇일이고 이곳에 남아 아련한 설악의 추억들을 기억하며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이 깊은 감동과 상쾌한 설악공기를 마시면 좋겠는데.... 하성이 봉정암에 순례를 가야한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소청산장에서 봉정암으로의 길은 계단으로 완전히 정리되어 있었다 몇년전 뒤로 자빠질것 같은 이 비탈을 눈이 쌓여 발이 푹푹빠지며 힘겹게 오르던 이 비탈을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굴이 부어 올라도 마음만은 더 없이 행복했던 이 비탈을 내려간다....내려간다... 그리고 장장 5시간반만에 봉정암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