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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뜨락에서

김장

by 아침이슬산에 2007. 11. 28.


어물어물 시간이 지나가니
벌써 또 김장을 할 계절의 끝에 있다
마냥 마음놓고 있다가, 갑자기 차를 몰고 나서서
양재동 하나로 마트로 가는길.......
차선을 잘못서 좌회전을 하는 바람에 내내 돌고 돌아 대치동으로 들어서
어쩌다 보니 삼성동으로....미치는줄 알았다.   밀려도 아는길로 다녀야 하는 나인데....ㅠ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절임배추를 들여놨다.  힘든게 싫다 이제는...
작년엔 보관은 생각않하고 김치를 많이 담아 일찍 시어지는 통에 아까운 김치를 많이 먹지 못했다
그래서 없는 살림에 딤채도 얼머전 큰것으로 바꾸었다.
직장을 다니며니서도 짭짤하게 살림하던 나였는데,
세월의 뒤안길로 접어드니 어쩔 수 없어지는가 보다...
마트엔 전에 비해 사람이 적다
김치를 사서 먹은 젊은 세대가 많아져서일까?
힘들어도 김치만은 깨끗하게, 조미료 넣지않은...시원한 맛을 내는 내 솜씨가 좋다
아마도 이 겨울도 맛갈진 김치로 행복하지 않을까 !
배추절임이 생략되니 일이 반으로 줄었지...
쪽파 다듬고 갓, 파, 미나리 사과 배 정도만 씻으면 되고
배추는 물에 한번만 슬쩍 헹구어 쌓아 놓는다

물가가.....장난이 아니다 절임배추도 작년에는 아마도...17,000원 정도 였던것으로 기억하고 무 6개들이 한단도 자그마치 6,000원. 낱개로 사면 개당 2,400원 !!! 하품 나온다 미나리도 쬐그만 단이 1,900원 대파도 2,000원... 머 싼게 없다 새우젓도 젤 싼것으로 사도 31,000원. 반 정도 김장하고 반은 일년내 먹을 수 있겠지 생새우를 김장엔 꼭 넣는데.....작년엔 우연히 한판 만원에 사서 신났는데 올핸 그야말로 한주먹 정도에 13,000원이 넘었다 오징어도 3마리 오원원.... 약간의 장을 더 보고 오는길 배고파서 빵 2개 까지.....거금 162,000원이 휙 !! 그러고 집에 와서 티비 뉴스를 보니 참 성질 안날 수 없다 대통령선거.....비웃고 싶을 뿐. 참,,,,똑같은 그들...하나같다.

모든 재료를 갖추어 놓고 주방에서 무채를 썰고 김장속을 만들다가 빨간 고추가루 봉지와 다져서 얼려논 마늘을 냉동실에서 꺼내놓고 바라보다가 가슴이 뭉클해진다 엄마의 손길...... 팔순의 노인이 걷기도 힘들어 성당도 못가시고 절절 매면서도 지난가을 고추사서 다듬어 가루내어 저렇게 주셨다 마늘도 사서는 한자루 주셔서.....한개라도 허실이 날까봐 다 까서 다져서 냉동보관한것.... 엄마의 마음과 사랑이 더없이 가득한것들...... '된장은 있니?' ...... 한달여전 뇌경색 증세로 입원후 섭생조차 힘겨운데... 이제 엄마의 정성을 얼마나 더 느낄 수 있으려는지............

 

고무장갑에 고춧가루 뭍히고 한바탕 소동을 치르니 겨우내 먹을 양식이 가득하다 이제눈이 오던, 비바람이 불던.... 아파트의 편안하기만 한 요사이 살림이지만 아직도 난 그 옛날처럼 먹을것 장만해 놓고 겨울을 나는 그 행복감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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