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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여행 이야기

07-12-29 추위와 맞장뜬 관악산 비박

by 아침이슬산에 2007. 12. 31.

◑산행일시 : 2007년 12 월 29~30일
◑산행지 :    관악산 
◑산행코스 : ??? 요거 비밀
◑산행시간 : 산행 2시간 정도
◑누구와 :    에트랑제, 낡은모자, 산그늘, 우에오 그리고 아침이슬
아마도 2007년도 마지막 산행이 될 산행을 비박을 하며 보낸다
올해는 바위도 그만두고 사진을 배운답시고 ?아다니다 보니 산다운 산행을 거의 몇번 못한 채 이 해를 보낸다
마음 같아서는 하다못해 태백산이라도 가고 싶지만,
5해를 함께 산을 누벼온 산방 동지들과의 마지막 산행에 더욱 의미를 부여한다
29일 토요일 오전...
한달전 쯤부터 괴롭히고 있는 어깨 통증, 10월말 헬쓰후 묵직하던 어깨가 풀리지 않은채
점점 아픔으로 이어지더니 그동안 침, 부항등 한방 치료에도 별 효과가 없어서 결국 방사선과에서 찍은
x-ray 는 목 4,5번에 약간, 5,6번 사이가 심하게 눌린 모습을 보여준 디스크....
누워서 몸을 뒤적일때마다 심하게 느껴지는 통증으로
머리를 손으로 들어서? 움직여야 할 정도인데.......큰 배낭을 메고 산을 가러 마러 ??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기엔
너무 시간도 계절도 아깝다
별루 맘에 안드는 큰 배낭에 오랜만에 깔개, 침낭커버를 바닥에 깔고  침낭을 발로 밀어 쑤셔넣는다
비박배낭을 꾸릴때 마다 이 쑈를 하다니.......... !!!
날진통에 물까지 채워 넣고, 아침에 먹을 북어국재료에 쓸 북어를 들기름에 볶고, 떡국떡과 양념까지 챙긴다
겨울산행에는 항상 짐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기예보에는 눈이 5~7 센티 오고 무척 추워진댄다
동계장비에 혹시나 싶어 내복바지까지.......이젠 추운것이 싫다
손발시려운건 또 어쩌나...
병원다녀 오느라 촉박해진 시간에
급하게 집을 나서 과천청사앞에 도착하니 모두 도착, 지각생을 기다리고 있다
낡은님이 차를 갖고 오셔서 배낭을 먼저 보내고 근처 가게서 맥주 한병을 더 사서 에트님 배낭에...ㅎㅎ
과천청사 뒤 육봉을 오를때와 같은 들머리로 들어서서 오름을 시작해 본다
무성하던 잎새 다 떨구고 땅으로 돌아간 산에
앙상한 가지로 추위에 떨며 그래도 이 겨울 산을 지키는 그 숲속을 
아파트만한 배낭을 짊어진채 헉헉 입김을 토하며 발걸음을 옮기고... 

 

삼거리에서 왼쪽길을 택하면 육봉으로... 우린 오른쪽길로 접어들어 팔봉 능선방향으로 가는데, 수북한 낙엽으로 발걸음이 만만치 않다 대형 배낭이 내리 누르는데도 만남에서 약간 지체된 시간을 보완하느라 중간에 사면을 치고 오르기로 한다 머 그러나 그 정도 쯤이야... 능선 거의 다 가서는 한 10미 정도는 리찌자세가 요구되는 구간 우에오님이 먼저 올라가서 집채만한 배낭을 벗어놓고 다시 내려와 산그늘님 배낭을 옮겨준다 까다로운 구간을 무사히,,,,, 그러나 아주 짭짤하게 통과한다 드뎌 정상에서나 맛봄직한 조망이 나와서 속이 시원하다 찬바람이 만만찮은 능선으로 붙어서 야경이 시작되는 서울시내을 내려다 본뒤 다시 서울대 방향으로 난 계곡으로 마구마구 떨어지더니 너무나 오붓하게 산으로 둘러쌓인 비박장소에 도착. 푹신한 낙엽 양탄자 위에 낑낑 메고온 텐트 2동이 설치되고.....

 

배도 고프니, 부랴부랴 먹거리가 펼쳐진다. 낡은님이 무겁게 지고 오신 돼지 두루치기가 숙달된 솜씨로 조리 되고...

 

눈이 예보 되어 있어 내일 아침 온통 하얀 은세계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무척 추운 날씨도 참으며 옹기종기 모여서 한잔 두잔 걸치며 취기가 오를즈음, 나풀 나풀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눈이 오면... 애나 어른이나 왜 글케 좋은지 몰라~~

 

 

나울거리던 눈발은 잠시 후 다시 멈추었지만 우리들의 먹고 마시고 떠드는일은 잠시도 멈추질 않는다

 

따근한 밥도 지어지고

 

에트님이 아예 된장찌게 국물까지 준비해 오셔서 바로 야채넣고 두부넣고 바글바글 ~~~

 

금방 맛난 따끈한 찌게국물이 속을 뜨듯하게 해 준다

 

밤은 길기만 하다 한쪽켠에 낙엽을 쓸어내고 주위에서 �어 모아온 나무가지들로 나름 멋진 캠프화이어를 시작한다 비박의 명장 우에오님이 단골로 이용한다는 이 장소는 별거별거 다할 수 있는 천혜의 비박터이다

 

밤이 깊을 수록 그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더 하는데 종종 하얀 눈발이 분위기를 돋구며 정말 따따한 불길이 더없이 좋을 수 없다 낡은님의 고아자켓 앞엔 검정색 둥근 무늬가 2개......재 작년인가 설악산 저항령 어딘가에서 바람 징그럽게 부는날 야영시 튄 불씨가 만들어 준 훈장이다..ㅎㅎ

 

근데 왜 종아리들을 내놓고 자랑들일까 이 추위에... 내복 안입었다고 그러는중일까?? 사실, 아참슬을 참다 못해 내복을 껴 입었다...ㅠㅠ

 

밤이 마냥 긴 이 산속에서 한 없이 들어가는 술술술... 드뎌 에트님이 노래방을 시작하시고 우에오님은 빈대떡이나 부치고...ㅎㅎㅎ

 

탁탁 소리를 내며 기분좋게 타오르는 불꽃과 그 따스함에... 온 몸과 마음이 다 녹아내리는 기분좋은 느낌이란, 비박을 해 본 산꾼들이 갖는 특권이라고나 해야 할까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렇게 굵지않은 나무이데도 상당히 오래 타고 있는 나무들... 관악산 나무들이 실하고 질이 좋은가 부다..ㅎ 내일 아침 해장용으로 남긴 술병이 결국 다 끌려나오고 실컷 먹고 한켠에 밀렸던 두루치기가 다시 모셔져서 잘 익은 숯불에 얹어놓으니 뜨듯하고 구수하고...... 한없이들 맛을 즐긴다 그런데 그 앞에 쬐그만 주전자....... '조X이가 짧아서 따따하게 뎁힌 쏘주를 흘리긴 했지만 정종보다 맛좋은 따따한 쏘주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ㅋㅋㅋ

 

밥이 무척 깊었지 싶은데...... 다시 제법 굵은 눈방울이 휘날리어 기분을 계속 업시켜준다...흐흐~ 낼아침에 만날 은세계를 상상하니 기분이 날아오른다...

 

그러나 담날 아침 날씨는 우리를 배씬했다 코가 쨍하게 추운 차가움은 텐트안에 있는 물병의 물이 얼어붙을 정도로 춥기만 하다 넘 추워 모두 꼼지락 거리고 나오질 않는데 그 추위에 새벽산행을 마친 한 팀에 모여서 시끌씨끌 라면을 끓여 먹는 소리에 일어난다 날이 얼마나 추운지, 날진통에 물을 끓여 안고 자느라 준비해온 버너기름을 다 소진한 모냥이다 에트님이 캠프화이어때 쓴다고 번개탄을 갖고오셔서 그기다가 떡라면 2개를 끓여서 해장술도 없이 속을 뎁히고, 속풀이 북어국은 떡국떡 까지 넣어 끓이지만 소식이 없어 토치로 끓이려 하고 있다....ㅎㅎㅎ 몬살아~

머 이없으면 잇몸이라구 일케 저렇게 맛있고 따끈한 북어떡국 (요거..생각보다 맛있더만요~) 까지 먹고 배낭을 꾸린후 우에오님은 산행을 더 하고 과천쪽으로 길을 잡겠다는걸, 산그늘과 아챰슬이 꼬시고 달래서 (사실은 날이 을매나 추운지, 그만 산해이 귀찬하 집디다...ㅎㅎ) 그냥 서울공대 방향으로 난 편안한 길을 따르기로 하고 진행중

 

학바위 능선이 마주 보이는곳에 이르러 아침햇살을 만난다. 추워서 못벗었던 우모, 자켓들을 벗으며 한장

 

 

뒤로 학바위가 앉아있는 학바위능선을 배경으로... (요 사진을 끝으로 카메라 베터리 아웃으로, 낡은님과 산그늘님의 다정한 모습을 못담았습니다...죄송...)

 

 

좀 추운 날씨에도 완벽하게 준비된 야영의 맛은 일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