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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13]
몽골여행 5일차 (2번째) - 비오는 초원에서 만난 위기
4일차인 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위기는
폭우로 목적지 비양항가이까지 갈 수 없어 졸지에 중간에 민박을 하고
새벽 일찍 출발하자 마자 진흙길에 빠져
다른 차량에 의해 견인 도움도 받고 빠져 나왔지만
그거슨 시작에 불과했다
갈수록 쉼없이 쏟아지는 폭우속에 초원길은 미끄럼 길이 되었고
도로 같지도 않은 비포장 도로는 대부분 초원 특유의 고운 입자 흙으로
비로 인해 미끌미끌한 진흙길로 변해서 4륜구동의 짚차가 아니면 혹독한 고생을 하고 있다
몇차례 버스를 탔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언덕길과 진흙길을 통과하고 있는데
결국 얼마를 못가고 큰 사단이 났다
진흙길을 겨우 빠져 나온 우리의 버스가 탄력을 받아 갈 수 있는곳 까지 내달아서
안전한 곳에 이르러 우리가 탈 생각이었는데
한참을 걸어 버스가 서 있는 곳에 이르러 보니
오른쪽으로 기운 비탈에 비스듬히 금방이라도 구를듯한 모습으로 정차 되어 있는 것이다
언덕 아래 찻길이 비로 진흙탕이 되어 빠지면 헤어 나올수 없으니
위쪽 초지쪽으로 붙어 진행중.......버스가 오른쪽 아래로 미끄러지며 아슬아슬하게
전복을 면하고 스톱 상태이다
우리가 타고 있지 않아서 무게 쏠림이 덜해 그나마 정지가 되었지...아니면
그대로 오른쪽으로 전복되었을 각도이다
브레이크를 얼마나 꽉 잡았는지
앞바퀴는 미끄러지며 땅을 파며 밀렸다
다시 봐도......사람이 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천운인것 같아
가슴을 쓸어내린다
모든 일행이 모여 대책을 시작하는데......
이 깊은 오지에서 렉카차가 있길 하나, 여분 차량이 있길 하나
제일 가까운 마을이라야 어젯밤 졸지에 머문 마을인데
이런 장비들이 있을리 없고.......큰 도시에서 차가 들어 오자면 하루는 걸릴것이고...... 깝깝해진다
스키드마크를 보니 뒷쪽에 짐이 실려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먼저 미끄러 지면서 차 전체가 오른쪽으로 쏠렸다
또 한번.....휴우~~~ 하며 감사하다, 이정도 상황인것이....
금방이라도 오른쪽으로 무게를 못이겨 구를것 같아
그쪽에 있던 사람들을 불러 올린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너무나 놀래서 입술도 하애지고 덜덜덜 떤다
비도 많이 맞아 옷도 젖은 상태에 이 오지에서 어떻하나.....사고 아닌 사고가 났으니
이래 저래 걱정과 함께 아찔한 상황이다
현지 가이드는 올란바트르 현지 여행사와 긴박하게 전화를 주고 받으며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푸르공' 이라는 차량을 수배해서 보내 달라고 연신 연락중이다
어제 부터 엄청난 폭우가 계속되니 지나가는 차량도 대폭 줄어서
차를 견인해 달라고 할만한 차도 별반 보이질 않고......게다가
일반 짚차로 견인을 하면 우리 버스가 그대로 굴러 버릴것 같아...........이도 저도 못하고 애간장 다 녹는다
현지 여행사에서 불나게 수배를 해서 푸르공이 온다나 어쩐대나......
통신내용도 확실치 않고....이쯤 되면 일정을 소화하기도 힘들것도 같고
그보담은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난감하다
아까부터 우리 앞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현다이 스타랙스' 차량도
여지없이 또다시 진흙탕에 빠져 또 난리를 겪고 있다
이 닛산 차량도 사고로 오도가도 못하고 방치되어 있다
주인은 어데로 갔는지....??
그렇게 시간이 한없이 흐르고 있다
비는 계속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모두들 서서 걱정근심중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단지, '푸르공' 이라는 차량이 수배 되어 가능한 빨리 이곳으로 와 주면 우리는 일단 탈출이 가능하다는것 밖에....
벌써 한 2시간 가량이 흘러 오전 시간이 거의 다 소모되고 있다
얼마나 이 상황이 길어 질지 모르는데 슬슬 한기가 느껴지며 추워진다
저체온이 걱정되어 사고 현장 위쪽 비탈진 산으로 한 백여미터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몸을 데운다
그런데 얼마후 이 자주색 대형트럭이 도착한다
그리고 뒤따라 푸르공이 따라 온다
와~~~~우 !!!
우리가 부른 푸르공이 벌써 오나부다 하며 환희의 소리를 지른다
그런데..... 아, 그런데...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 NOMADS 트럭은 캠핑용 차량으로 주방시설과 각종 캠핑장비가 실려 있고
전문 쿡과 보조 요원들이 탑승해 있는 전천후 캠핑차량이다
뒤따로 온 '푸르공' 차량에는 독일 사람들이 타고 몽골을 돌며 캠핑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크으~~ 여행을 하려면 이 정도로 준비하고 갖추고 해야 하는데....
몽골의 자연, 지형등을 고려한 확실한 캠핑여행 모습에 그저 감탄만 할 뿐이고
그에 비해 초라한 우리팀이.....웬지 안스럽다
'푸르공'
러시아산 9인승 승합차로 바퀴 위에 커다란 성냥갑을 올려놓은 듯, 맹꽁이 같이 생긴 단순한 모양이다
내부에는 에어컨, 자동 변속기를 비롯한 전자 장치가 하나도 없다.
그냥 차가 주행하는 데 꼭 필요한 기본 장치만 있을 뿐이다.
차 밑바닥이 높아서 어지간한 장애물은 무사통과 할 수 있는
힘좋은 전천후 단무지 (단순무식) 차량이지만
광할한 대지의 몽골에서는 최고의 이동수단이라 한다
차의 기계 장치가 지극히 단순하기 때문에 푸르공이 고장나면
그 자리에서 간단히 수리해 다시 달린다
푸르공에는 차 수리에 필요한것은 다 있다
워~낙 넓은 초원을 누비고 다녀야 하고
마을간, 도시간 거리가 반나절 이상은 기본이고 장거리를 뛰어야 하므로
차가 고장 났다고 견인차, 수리용차를 부를 수가 없으니
몽골에서는 이만한 차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좋은 푸르공이 이제는 생산이 중단되어
아주 오래된 푸르공들이 몽골의 대자연을 누비고 다닌다 한다
다시 사고 현장 !!
2대의 푸르공과 캠핑카는 우리가 부른 차가 아니었고
독일에서 캠핑온 사람들의 차였다
푸르공이 멀리서 보일땐 우리가 부른 차가 오는줄 알았는데
우연히..........정말 우연히
그닥 멀지 않은 거리 차이로 우리 뒤를 이어 따라 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행운이 또 있을까 !!!
하여튼, 새벽부터 우린 운이 하늘에 닿은듯 기막히다
보무도 당당히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 온다
녹색 우비를 입은 여자분이 이들 여행팀의 가이드
우리 가이드는 여전히 어딘가로 전화를 하며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뜻밖의 구원 투수를 만난것이다
캠핑카의 기사, 요리사등등 다 내려서 상황을 둘러보고
견인을 해 주겠다고 한다.... 하이고, 감사 감사, 또 감사합니다
이들중 독일인 한분 말씀이....지금 몽골 전지역은 물론,
중국 전역도 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한다
이들은 매일매일 일기 상황도 확인해 가며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여행중이었다
견인에 앞서 우선
당장 구를듯 위태로운 우리 버스는 어디서 각목을 하나 구해와서 버티어 놨다
암것도 할 수 없는 우리는 아예 빠지고
지들끼리 이러쿵 저러쿵 의논하며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드디어 탱크같은 캠핑카에서 견인용 밧줄을 꺼내고 있다
그 밧줄도 만만치 않은지 남자 둘이 용을 쓰며 잡아 당긴다
드디어 견인밧줄이 우리 버스에 연결 되었고
조심스러이 견인 줄이 팽팽해 지며 견인이 시작된다
우리 버스 굴러 떨어질까봐?
두 남자가 붙잡고 있다 ㅋㅋㅋ
안돼, 안돼 구르면 안되~~~
드디여 비탈에 위태로이 서 있던 버스가
조금 당겨 올려져 안정적인 평지쪽으로 이동된다
성공적인 견인에 환호하는 자주색 상의
아마도 장화를 신은것을 보니, 캠핑 주방장인듯....
땡겨~ 땡겨 !!
부릉 부릉~~~
차 크기만큼 엔진 소리도 요란한 캠핑카의 듬직한 모습에 감탄이닷 !
아~~~~휴 !!!
드디어 위태롭던 버스는 평지쪽으로 안전하게 이동되었다
바로 얼마전에 중국에서 백두산을 다녀오던 공무원 관광객들의
차량 사고가 있었던 터라.....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
정말이지 살다 살다 별일 다 겪는다
어찌 보면 큰일이 아닌것도 같지만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몽골 오지에서 졸지에 만난 사고를
이렇게 구세주 같이 나타난 사람들에 의해 무사히 해결 되었다는것이.........꿈만 같다
모두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며 안도의 숨을 돌린다
그 독일팀에 줄것도 없고......
입이 닳토록 고맙다는 인사을 하고 진심으로 행운을 빌었다
실감나게 보자
동영상을 찍었어야 했는데......생각을 못했다 ㅠㅠㅠㅠ
극적으로 구조에 성공한 우리 버스는
덜덜 떨던 기사 아저씨....운전 제대로 되려나 걱정도 되지만
위기 현장을 벗어나 좀 안전한 지역으로 달려 나간다
푸르공 한대가 우리를 이끌어 주겠다며 천천히 가다가
우리 버스가 진행하는 것을 보고.....먼저 가 버렸다
이제는 괜찮겠지...설마...
안도의 숨을 쉬며 또 한참 걸어 이동한다
다시 버스를 타고 얼마간 진행하는데...
언덕만 보이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그러나 갈수록 산악지대로 들어서는지 지형은 더 험하고 고도도 자꾸 높아져 간다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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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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