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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년 스위스

스위스의 아픈기억 '빈사(瀕死)의 사자상(Löwendenkmal)'

by 아침이슬산에 2022. 11. 17.

스위스 힐링 여행 #24

2022-08-18

여행 8일차- (4번째)

빈사(瀕死)의 사자상(Löwendenkmal)

 

시내 구경하며 걷다보니 빈사의 사자상앞에 도착

해발 434m 지점인 루체른호수 오른쪽 언덕에는 14세기 쌓은 자유도시 루체른의 성벽 안에는 9개의 저수탑을 비롯하여 중세~르네상스~바로크 시대의 고풍스런 집들과 골목, 광장 등이 보존되어 있는데, 호수 왼쪽에는 주정부 건물, 중앙박물관으로 이용되는 옛 시청과 의사당․ 암린하우스․ 장크트페터 교회․ 8세기 대성당이자 장크트레오데거 대교회, 호프트키르헤․ 마리아힐프 교회 등이 있다. 그러나 루체른에서는 중앙역에서 가펠교 건너 작은 호수공원 왼편 바위벽에 새긴 ‘빈사(瀕死)의 사자상(Löwendenkmal)’이 가장 유명한데, 사자상은 조각 그 자체도 훌륭하지만 가난하고 불쌍했던 스위스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민낯과 같은 상징이다.


1792년 프랑스혁명 당시 파리의 튀를리 궁전에서 루이 16세 일가를 지키다가 전멸한 스위스 용병 786명의 충성을 기리기 위하여 나폴레옹의 몰락 이후인 1821년 용병대장인 칼 폴(Karl Pole)장군의 출생지인 루체른에 덴마크의 조각가 베르텔 토르발드젠(Torwaldsen)의 작품으로서 부러진 창에 어깨가 찔린 커다란 수사자가 머리를 수그린 채 앞발로는 백합 문양의 방패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다. 백합은 프랑스 부르봉 왕조의 문양이다.

지금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나라 중 하나이지만, 18세기까지 스위스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나 부존자원이 없는 가난한 소국으로서 젊은이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해외에 나가 일하거나 용병 생활이 주요한 생계수단이었다. 이것은 어쩌면 1960년대 파독 광부나 베트남전 파병, 그리고 70년대 중동개발 붐을 탄 근로자들의 해외취업, 그리고 2000년대 이래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3D업종도 기꺼이 받아들이며 취업하려고 하는 제3국인 근로자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는 신세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종교개혁의 열풍 속에서도 가톨릭을 옹호하여 로마교황청의 신뢰를 받았던 루체른 인들은 1506년부터 로마교황청의 경호를 맡은 이래 1527년 스페인 군사들이 교황청을 공격했을 때 용병 189명 중 147명이 전사하면서 교황 클레멘트 7세를 도피시켰으며, 나폴레옹이 로마를 침략하던 1798년에도 교황 피우스 6세를 위하여 용감하게 싸우다가 대부분 전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혁명군에 포위되었을 때에도 마지막까지 이들을 지킨 것도 궁중수비대가 아니라 궁전과 경비계약을 맺은 스위스 용병들이었다.

당시 시민혁명군은 프랑스군 수비대가 모두 도망하고 스위스 용병들만 남게 되자 이민족인 용병들에게 퇴각할 기회를 주었지만, 스위스 용병들은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다고 혁명군의 제의를 거절하면서 ‘우리가 지금 도망가면 우리의 목숨은 건질 수 있겠지만, 앞으로 우리후손들은 신의 없는 사람들이라 하여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용병으로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왕과 왕비를 위하여 마지막 한 사람까지 싸우다가 모두 장렬하게 전사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빈사의 사자상은 용감했던 스위스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프랑스 부르봉 왕조를 지키려고 했던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스위스 용병의 전설 같은 신의와 용기가 오늘날까지 로마교황청을 지키는 계기가 되고, 세계 부호들의 비자금을 잘 관리해주어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신용 있는 스위스은행의 신화를 탄생하게 한 바탕이 된 것 같다.

 

빈사의 사자상을 구경하고 그곳 공원에서 잠시 쉼을 한뒤 다시 '뮤제크 성벽'을 향해 고고~~~~

도시 모습이라도 유럽의 도시는 최신 신식 건물보다 오래된 역사를 보는듯한 건물이 대부분이라 걸어다니며 구경하기 좋고 지루하지도 않아 여행의 맛을 더해 주는듯 하다

 

뮤제크 성벽 가는길은 루테른 도심외곽쪽, 올드타운쪽의 조용한 주택가를 지나며 그야말로 힐링 걷기를 한다

 

성벽 입구에 가까이....

 

무제크 성벽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