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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여행 이야기

마등령의 물침대 (04년7월 2~4일)

by 아침이슬산에 2006. 4. 10.

 

 

 

 

 

 

 

 

[해묵은 산행기 옮겨오기] * * * 산행일: 2004년 7월2일-7월4일 참석자: 동기들캉 4명 날씨: 흐리고, 결국 태풍메리 만남 주말에 비, 태풍 예보에도 배짱튕기며 금요일밤 10:00시에 일행3명과 동서울 속초 무정차 우등뻐스에 몸을 실어버립니다 ....좌석이 옆으로 3인분이니 널널, 좋습디다. '미시령 통과하는데 내려주면 안되나?....궁시령거렸더니 어떤분이 운전기사한데 말하면 가끔 내려준답니다 구러나, 앞뒤꽁꽁맥힌 기사분 되려 훈계만 늘어놓고 기여코 속초까지 우덜을 끌고가서, 결국 택시타고 다시 빠꾸하여 미시령으로 올라옵니다....쓸~~ 1시간 걍 까먹습니다. 자욱한 까스속에 물기잔뜩 먹은 수풀을 헤집고 미시령 들머리를 올라서서 약 한시간 바지 홀딱 적시며 진행한후, 적당히 너른 곳을 만나 야영들어갑니다. 아마 새벽 3시가 다되었을겝니다. 좌우간 갖고온 쏘주가 거덜 나고서야 참낭속으로 들어갔지만 덕분에 짧은 단잠이 이동의 피로를 풀어주었습니다. 이번 일행의 부식담당자는 무신 요리사인지....암튼 끝내주게 맛있는 된장두부찌게에 아침을 거나하게 먹고는 8시반경 출발합니다. 당근 예견된 일이지만, 아챰슬이 따라나선 산행이 예정속도를 낼리가 없지요.....나로선 부지런히 걷지만, 전체적인 속도가 자꾸 쳐집니다. 내내 구간중 달랑 한명 만났는데.... 대간 연속종주 47일째랍니다. "미친넘"아니면 못올곳같은 곳에 사람이 다니더라구여. 미시령-황철봉-저항령-마등령 구간이 대간길이라서인지 대간종주 표지기가 많습니다. 땀을 비오듯 쏟으며 (턱밑으로 땀방울이 떨어진 기억은 처음입니다) 거대한 너덜을 올라서니 눈앞에 펼쳐지는 울산바위의 위용!! (아마도) 저항령을 지난 능선 이동구간은 부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내설악의 장관이 펼쳐집니다. 용아장성의 쭉쭉빵빵 솟아있는 침봉들.... 그 뒤로 육중하게 자리한 공룡의 거대함.... 천길 낭떨어지 계곡 아래에서부터 온 설악을 휘감아 피어 오르며 연출하는 운해의 신비스런 모습은 설악을 더욱 황홀한 아름다움으로 꾸미고 있었습니다. 원도한도 없이 운해가 깔린 환상의 설악을 넋을 놓고 보면서 비오듯 쏟아낸 땀방울의 값진 의미를 느껴봅니다. 환장할 설악의 장관입니다....아 !!! 운해가 움직이면서 변하는 배경을 디카에 부지런히 담지만 오후1시가 넘어가면서 아챰슬..슬슬 다리가 풀릴라 함다. 그래서 어느 바위군상 아래에서 점심은 먹었지만, 이구간은 마등령까진 물이 없어서 물도 마음놓고 못먹어 대신 애를 무지 먹습니다. 속으로 결심합니다. 난 마등에서 야영하고 바로 내려가야쥐... 일행은 공룡치고 희운각으로 오색으로 갈계획이거덩요. 1290봉 너덜까지 통과하자 길이 널널 좋습니다. 이제 몸이 적응이 되는지 냅따 달립니다. 마등을 빨랑 가야 물도 퍼마실 수 있고. 그런데 최소 3시간 가량 잡았던 마등은 지도를 잘못봤는지...흐흐 이기 무신 일이랑가 ? 1시간도 안되어 도착해버립니다. 오후 5시. 2년전 겨울비박산행시 눈이 수북이 뒤덮힌 모습과 좀 달라보입니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며 빗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흠~ 아무래도 태풍영향을 받기시작하는듯....두명 물뜨러가고 나랑 대장은 후라이치고 비닐과 은박지로 방바닥만들고곧이어 따끈한 북어국 끓여내고, 발렌타인30년이 등장하고..... 지난번 문연 쎄암싸롱은 넘먼데...마등주점이나 차릴까? 어둠이 내리깔릴무렵, 공룡통과한 남자 2명이 미시령방향을 묻습니다. 우린 합창을 했죠...."가지 마세요"결국 그이들도 텐트치고, 좀있다가 다시 충북대학산악연맹 학생들이둘, 셋 나타나서 대형 텐트를 근사하게 치고 야영들어갑니다. 밤이 깊을수록 바바람이 더해지고드뎌 우린 '물침대'를 경헙합니다..... 고아침낭카바...이거 아주 왕입니다. 잠이 안오니 가끔 카바열고 내다보니 빗방울이 얼굴을 간지럽히는 기분이 아주 시원하고 삼삼하니 좋습니다. 대형김장용비닐속에 소지품과 배낭까지집어넣으니 것도 무척 유용합니다. 물론 신발도 비닐에 싸서 덮어놓고. 새벽 5시부터 심상치 않은 태풍바람에 철수를 준비합니다..우리가 뉘겨? 그래도 먹을거 다먹고 배낭꾸려 출발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말려도 미시령으로 출발한 어제 그 남자들은 길을 못찾아 한시간반 알바끝에 되돌아와 비선대로 우리와 함께 하산합니다. 오전 10시. 비구름에 들락날락하며 간간히 나타나는 설악만의 풍경을 만끽하며 비선대에 도착하여 하산주로 목을 축이고 설악배표소앞 그 씨언한 쌩맥주맛을 잊지못해 또 한고뿌하고 이번엔 속초중앙로로 갑니다. 단골아줌씨의 넉넉한 인심속에 푸짐하게 회한사라에 이슬몇병죽이고 알딸딸한 회색 하늘을 이고 돌아왔습니다. 태풍메리양의 방문으로 일행의 계획구간은 반으로 짤리고 결국 아침이슬의 계획대로 산행이 되었습니다....히히 아침이슬~~♡♥♡ [후기] 불과2년전인데....까마득한 옛일같은 설악산행 안개비가 뿌리고 코긑이 상큼한 쌀쌀함으로 시작했던 여름설악..... 운해 가득한 저 아래엔 세상삶의 질곡이 그대로 침묵속에 묻혀서 너무나 사랑했던 님을 보낸듯 아리도록 진하게 가슴을 비집고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