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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여행 이야기

08-07-22 여름공룡 2일째

by 아침이슬산에 2008.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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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7-22
태풍 갈매기가 비를 뿌리고 지나가면 이날쯤 설악계곡에 운해가 쫘~악 깔려야 하는데....
아뿔사 !
갈매기 끝자락이 남아서 아직도 동쪽으로 이동하며 설악을 넘지 못하였는지
서풍이 대단히 불어댄다
두터운 비구름층이 온 설악을 뒤덮은 공룡.....
습한 기운에 마음도 젖어 들것 같다

혹시나...하고 기다리며 주변에 무수히 피어난 물레나물만 자꾸 담게 된다. 이것도 바람에 흔들거려서...겨우.. 용트림 하듯 하늘엔 구름들이 몰켜다니며 마음을 무겁게 하는데...

오전을 기다려도 상황은 나아질것 같지 않다. 철수를 해야 할까... 한번 오기가 그렇게도 힘든데, 심사가 뒤틀리고.....일단 희운각으로 내려와 아침을 해결하고는

함께간 동호회 회원분은 산행이 더욱 쉽지 않은터, 이왕 올라온것 결국은 하루더 머물며 내일아침 상황를 보고 내려가기로 한다 다시 희운각으로 1Km 를 가는길, 달랑 한송이 아기나리가 눈부신 주홍빛으로 마음을 달래준다. 오후가 되면서 하늘이 슬슬 벗겨지기 시작하니 일몰즈음엔 그림이 될지도 모른다는 몇십년 설악쟁이 진사님 말씀에 함께 기다림이 시작된다 바람은 여전히 사람을 날릴듯 불지만 할일없이 마냥 앉아서 가야동계곡쪽으로 쏟아져 내리는 하늘을 바라본다

 

 

 

 

가끔은 하늘이 엷어지면서 파란 하늘을 뻬꼼 보여주기도...

바위에 붙어 할일없이 왔다 갔다...

 

 

 

결국은.....이렇게 22일은 하루를 넘기고 만다 충분한 식량을 준비하지 못한터라 남은 라면 2개를 끓이고 햇반 한개와 줄줄이 쏘세지로 겨우 저녁을 때운다. 이것이 내가 혼자 산을 오지 못하는 이유이다......많은 식량무게때문에.. 일일이 다 사먹자니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것이다 어쨋건 다음날 새벽에 다시 신선봉에 올랐다 어제보다는 시야가 맑아졌지만 여전히 운해는 없다 하늘에도 구름이 약간 덮여있고 간간히 바람이 분다 공룡능선과 90도 오른방향이 일출이니, 그림은 별루다 희미하게 날을 밝히는 공기를 뚫고 새벽공룡을 몇컷 담아본다만.....영 서운하다

 

운해 사춘은 가까이 오지 못하고 멀리서 춤추다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아쉬운 시간이 흘러 공룡에 아침빛이 들어온다

한여름 공룡에 초록이 가득

 

더 이상의 상황은 없는것 같아 바로 철수하기로 하고 신선봉과 아쉬운 작별후 무너미 고개를 지나 하산하는길... 깊은 설악계곡 숲속에 숨쉬는 다래넝쿨과 지천인 노루오줌에 오전 맑은빛이 들어 예쁘다 올라갈땐 힘들어 카메라도 꺼내지 못했으니 하산길에 담아본 '양폭'이다. 양폭산장 조금 위쪽에 있다 그래도 하산길은 양반이다. 새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그림처럼 설악하늘을 덮고 있는 천당폭 기념사진도 한장 재작년 수해 이후 대부눈 설악 등로는 잘 정비되어 있어서 웬만한 초보자도 오르내리기 어렵지는 않을것 같다. 천불동 계곡의 이어지는 장관... 에이 저런 하늘이 신선봉에서 보여주었으면 얼마나 좋아? 하기사 하산길에 만난 어느 진사님은 소청에서 5일을 머물다가 내려오는 길인데 어제 잠깐 해를 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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