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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7]
금요일
히말라야 마나슬루 트래킹 12일차
'라르캬 라' 패스를 넘어 힐링 숲속을 거닐다 (1)
트래킹 12일째....오늘은
빔탕(3,740m)~야카르캬 (3,030m)~틸리체 (2,255m)까지
무려 1500 고도를 낮추며 약 21Km 행군이다 소요 시간은 대략 8시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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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마나슬루 어라운드 트래킹의 정점을 찍은 '라르캬 라' 패스를
무사히 통과하고 도착한 빔탕에서의 밤은... 맥주 한잔의 축배와 함께 기분좋은 피곤함으로 달콤한 잠을 잘 수 있었다
힘들었지만 그 보답은 충분한 행복감으로 충만했다
3,740m로 뚝 떨어진 고도, 그리고 계속 내려간다는 가벼운 마음에
기상시각은 06시 이지만 컨디션도 좋아서 4시부터 잠이 깨었다
고도, 고소, 추위 다 부담이 없으니
맘놓고 카메라 들고 새벽이 내려 있는 빔탕의 하늘을 구경하자
깜깜한 밤하늘에 하얗게 쏟아지는 별, 은하수를 기대했는데.....그런데
여전히 내가 그리고 있는 모래밭 같은 밤하늘은 이곳에서도 아니올시다...
만족하진 않지만.....하얗게 빛나는 만년설산 위로 반짝거리는 몇개의 별자리를 찾아 찰칵 찰칵....그런데
내가 별사진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앗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ㅋㅋㅋ
(별사진에 대한 지식이 없어, 시간대도 너무 늦었다)
편식의 결과는 처참~~ ㅠㅠ
거의 동이 틀무렵 ...패스방향 하늘을 구경 하는걸로 족해야 했다
사진 하단부의 지붕은 내가 묵은 롯지이다
롯지 뒷켠이 언덕이라서 그곳에 올라서 가벼운 새벽 바람을 혼자 즐기다
오매불망 바라보고 또 보고 찾아보던 마나슬루
이제 완전히 트랙을 돌아 8천 거봉의 뒷모습을 만나고 있다
마나슬루는 앞에서는 뾰족한 봉우리가 2개 있는데 뒷쪽은 꽤 넓은 면적의 평평한 모습이다
별사진 실패지만....유일하게 비슷하게 담아낸 사진
앞에 길다란 빛은 무언가 비행물체가 지나간 자국이다...헬기였나?
빔탕 고도가 낮아서 이곳은 아직이지만
6~7천 고지 정상부는 아침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라트나 촐리 (6,676M) 연봉이 선명하게 보이는 패스방향
아침빛은 약하지만, 그 우람한 산세는 명불허전이다
해가 뜨는 동쪽은 이제사 불그스레~~
이제 이곳서 부터 보이는 산은 안나푸르나 싸이트에 속하는 산들이다
어제 저녁 늦게 도착해서 미처 보지 못했던 빔탕 전경이다
09년도만 해도 이곳에 주민이 불과 몇명 안되었고 그나마
겨울엔 추워서 아래로 내려가고 텅빈 마을이었다 한다
보이는 건물들은 최근 2~3년 새 새로지은 롯지들로
대체로 깨끗하여 지낼만 하다
어떤곳은 목욕시설, 와이파이 시설도 다 있다고 커다랗게 써 붙인곳도 있다
패스 전 마지막 롯지인 다람살라에서도 있던 텐트들이 보인다
노랑색은 우리와 같은 스캐쥴로 계속 움직이던 유럽팀인데...ㅋㅋ 괜히 반갑네
아침식사를 마치고,
그 어느때 보다 가벼운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 트래킹 시작이다
사실, 그동안은 매일 고도를 높히는 트래킹으로 맘속으론 얼마나 부담이 컸었는지 모른다
이제 부터는 안나푸르나 싸이트의 멋을 즐기며 간다
족히 7천이 넘어 보이는 우람한고도 멋진 설산을 보며 걷는
그야말로 기분좋은 트래킹이다
여전히 날씨는 최상급이다
하얀 설산에 떨어지는 맑은 햇살의 감촉이 느껴지는듯
저 우람한 산자락도 사랑스럽기 까지 하다
암튼, 조~기 라고 보여지는 길도 가다보면
하염없이 가야하는 긴 길로 이어진다
마나슬루 산군 뒷편의 그늘로 추웠는데, 햇살이 들어 오는 구간에 들어서니
몸도 마음도 따듯해 진다
막내 포터 대신 오늘은 딥이 내 배낭을 갖고 내려간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미 지불한 포터비가 엉뚱한 포터에게 전달 되었다는.....
그래서 졸지에 $10을 더 써야 했다 ㅠㅠ
드디어 눈부신 햇살이 마나슬루 고봉 위로 솟아 올랐다
둔덕 하나를 올라 보니 다시 좀 넓은 평지 구간이 나온다
왼쪽으로 마나슬루 북서쪽에서 흘러 내리는 계곡이 있고
이제 완전히 겨울이 된 겨울나목들이 즐비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어제 죽을듯 고생한 일행들도 오늘은 원기 회복하여
기분좋은 하산 트래킹을 즐기고 있다
pl필터 없이 태양과 맞장 뜨기는 쉽지 않지만
마나슬루의 뒷테가 꽤나 요염하니 그냥 지나칠수는 없당 ~ ㅋㅋㅋ
돌아본 패스방향
빙하 협곡이 위에서 내려다 볼때 보다 더 거대하다
초대형 빙하 협곡 옆으론 자그마한 냇가를 이루고
시원한 빙하수가 흐른다. 이제 이 빙하수는 듁 콜라의 깊은 계곡으로 흘러들어
안나푸르나와 마나슬루 사이를 흐르는 마르상디 강을 만날 것이다
아직은 3천 고지대...
나목들 사이로 히말라야 설산의 멋을 즐기며
거칠고 험하지만 히말라야 산군의 한 트랙을 걷는다는 것이
아침 햇살만큼이나 상큼하고 기분 좋다
라르캬 라 패스는 점점 멀어져 간다
잘 있으라 라르캬라~
아직은 마나슬루 뒷부분이 보이는 안타푸르나 싸이트
8~7천 고봉을 바로 지척에서 보는 감동이 이어진다
티베트는 전체적으로 고원이라 설산연봉들도 멀리로만 보여 아득했는데
히말라야는 바로 면전에서 마주치니 그 감동이 대단하다
고도가 뚝뚝 떨어지니 하얀 나목들로 이루던 숲이
어느새 계절을 거슬러 알록달록 가을 숲으로 변해가고 있다
곧이어 제법 숲을 이룬 트랙으로 접어든다
상당히 고도를 내리며 난대림의 원시림이 이어지고
두툼한 이끼와 희귀한 식물들이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저 큰 설산은 옆에 붙어 있는듯 따라오니
점점 멀어져 가는 나는 불안한 가운데서도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또 보고....
오름길에 사마가온에서부터 빨간 잎사귀가 꽃처럼 보였던
체르망 관목 무리가 다시 군락을 이루며 아침빛에 반짝거려 더 없이 예쁘고
덕분에 발걸음도 가볍다
얼마나 몸도 마음도 기쁘고 좋은지....
여유만만, 이젠 제법 인증샷도 찍으며 내려간다
이 철죽잎사귀 같은 나무는 "랄리구라스 (Lali Grauns)" 라는 네팔 국화 (國花) 나무이다
꽃은 5월쯤에 빨강색, 분홍색등이 피는데
국화는 빨간색만 인정 한단다, 랄리가 네팔어로 빨강색을 뜻한다고...
꽃모양은 우리의 진달래와 아주 흡사한데 크기가 2~3배 크다고 한다
아열대 기후에 들어섰는지 이끼류도 많이 보이고
나무둘레도 대형인 원시림 숲속이 이어진다
숲속은 아열대인데
멀리 보이는 마나슬루 설산과 바로 아래는 한겨울이다
상당한 고도를 내리다 보니 겨울~가을~여름이 혼재하는 풍경도 만난다
저 아름다운 곳.....꿈에서나 다시 만날까 ?!!
숲길도 강을 따라 간다
아마도 듁 콜라 계곡 지류인것 같다
마나슬루 라운드 트래킹은 힐링코스라는 말에 시작된 트래킹...
오름 트랙에선 고소에 적응하느라 부담이 커서 마나슬루 트랙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만끽하지 못했는데, 이제 하산길엔 고소 부담이 없으니 이 숲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제대로 보이는듯 하다 ㅋㅋㅋ
아무리 하산길이라도 장장 21Km의 장거리...
발걸음이 분주할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그냥 지나치던 꽃들도 잠깐 잠깐 멈추어 몇개 담아 보는 여유도 부려본다
우리나라에도 있는 구슬봉이.....오름길 트랙에서 보던것 보다
이쪽 안나싸이트쪽 꽃이 색감도 진하고 꽃도 더 예쁘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많이 내려왔다
트랙과 마주치는 계곡 바위들이 빨간색이다
저 빨강바위는 티벳 공가산에서 장관을 볼수 있고
다빙구촨 계곡에서도 일부 보았다. 미생물이 붙어서 붉은색을 낸다고 들었다
소나무, 대나무, 트레망, 랄리구라스등등 많은 숲속 주인들이 즐비하다
마나슬루 산군이 얼마나 큰지....아직도 보인다
북서쪽면을 보다가 이제는 완전히 서쪽면을 보고 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숲속이다
계곡 건너편 숲은 역광빛에 제법 그럴싸한 풍경을 그려주고....
트렉 아랫쪽으론 계곡을 이루고 흘러가는 빙하수량이 점점 많아져서
커다란 물소리를 내고 있다
패스 통과시 고소로 죽었다 (?) 살아난 소정씨가
이젠 쌩쌩한 모습으로 여유롭게 숲속 트래킹을 즐기고 있다 ㅋ
발이 빠른 영숙씨도 어느새 먼저 내려가
계곡 물가에 앉아 피곤한 발을 담그며 여유를 즐기는 중이다
그리고 또 한참을 걸어서, 빔탐을 출발한지 3시간 만에
아주 낡은 가옥뒤로 새로운 롯지를 짓고 있는
그림같은 풍경속 집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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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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