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5]
수요일
히말라야 마나슬루 트래킹10일차
패스 넘기전 마지막 롯지, 다람살라로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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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차에는 마나슬루 어라운드 트레킹의 정점을 찍을
"라르캬 라" 패스로 출발하기 위한 마지막 점검과 준비를 하는곳,
다람살라 (4,470m)로 이동한다
삼도에서 산행거리 약 7Km 정도에 4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4,000m대에 처음 올라가게 되므로 최대한 천천히, 천천히 움직이며 고소에 순응해야 한다
트레킹 스케쥴은
삼도에서 아침에 출발~ 다람살라 도착,
다람살라에서 점심후 라르캬라 패스 트렉을 따라 약 400m 정도 올라가며 고소 적응 훈련후
오후 4시경에 이른 저녁을 먹고 4시에 취침에 든다
밤 12시에 아침(?)을 먹고 새벽 2시에 패스를 향해 출발할 것이다
깜깜한 밤에 패스 트레킹중에는 동이 틀때까지
카메라도 배낭에 넣고 추위와 바람, 눈등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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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도 안되어 눈을 뜨니 밖이 궁금하다, 추웠지만
설산배경으로 별사진을 찍어볼까...했는데, 생각보다 별이 그닥 많지도 않고
보이는 산 적설량도 별루다 암튼 실패다
동트는 하늘 잠시 보고 아침 준비를 한다
웅성 웅성 거려 보니 바로 이 네팔 남자가
오늘 새벽에 패스를 넘어 다람살라를 통과 삼도까지 왔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놀라운 것은 현재 우리가 진행중인 삼도~다람살라~패스~급경사 하산길~빔탕 구간을
거꾸로 올라왔다는 것인데, 이 경우 진행속도가 당연히 3배이상 걸리고 힘들어서 좀체로 하지 않는 코스란다
그런데 무사히 왔으니, 구간에 럿쎌도 되어 있을거고 진행 할만 하다는 것임으로
매우 반갑고 고마운 소식인 셈이다
몽골계 사람인듯, 저 자그마한 체구 어디에 그런 강인함이 있을까.....
덕분에 패스 넘기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 내심 안심쪽으로 기울면서 힘을 낸다
4천 고지라 고소만 조심하면 오늘 진행거리는 7Km 에 불과하므로
살방살방 가보자
삼도 마을을 벗어나면서 첫번째 마주치는 트랙의 모습....
파란 하늘이 나름 기분좋은 시작을 알리고,
이제부턴 하얀 고봉들의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을것이다
언덕배기 하나 넘어서 오르내림이 시작된다
잠깐 걸었다고 후끈해지는 몸
겉옷을 벗고 본격적으로 트레킹에 접어든다
어제 삼도 마을에서부터 만난 네델란드 가족팀이다
어른들도 부담스러운 고소 산행을, 그것도 히말라야 트레킹을 이 어린 꼬마녀석이 도전하고 있다
내심, 걱정반 신기함반.....박수를 쳐 주었더니 포즈도 취해 준다 ㅋㅋㅋ
얼마간은 이 작은 언덕배기가 여러개 진행된다
우기엔 냇가 물이 넘쳐 다리로 건너고.....오늘은 걍 강바닥으로 돌다리 짚고 건넌다
뒤돌아본 삼도 방향... 아직 삼도 마을의 농경지가 보인다
본격 트레킹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작은 롱다과 타르초가 팔랑이며
힘내시오 !! 그러는것 같다
크~~~
새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이런 길을 걸을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마냥 마냥 느끼며 즐기며, 감사하며 걷는다
졸지에 쟘발란 대신 히말라야을 밟고 있는 발목 짧은 버팔로 경등산화도 고맙고....ㅋ
동네 뒷산이나 다니던 경등산화는 이렇게 출세를 하게 된 것이었다는 전설~~
때~단한 가족이다
사진상 왼쪽부터 엄마, 막내, 큰아들, 그리고 딸이다
따라나선 아이들도 기특하지만, 저 어린것들을 데리고 히말라야 트래킹을 시도한
엄마의 뱃짱이 놀랍고도 존경스럽다
그 엄마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까지 무사 완주 하시라고....박수도 쳐 주고...
우리도 잠시 쉬어가자
영숙씨가 앞서 나가고 있다
또 한고개 올라서니 '라르케 바자' 라는 표지판이 있는데
지도상에도 나와있는 이곳은 티벳과 라르카-라로 갈라지는 삼거리로
현재는 집 한채 없는 텅빈 벌판이다.
한때는 이곳에 티벳트와 네팔의 주민들이 물건을 사고팔던 큰 시장이 있던 곳인데
지금은 티벳과 라르카-라를 가리키는 방향 표지판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그런데 조금 더 진행해 둔덕에 올라서니
티베사람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몇가지 물건을 늘어놓고 팔고 있다
앞서가던 네델란드 가족들이 모여 열심히 물건 고르기중...
라르케 바자 라는 명칭도
티벳에서 생필품을 갖고 넘어온 사람들이 이 삼거리 부근에서
시장을 형성하며 생긴 이름이다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 높이 솟은 산 사면에는
많은 산양 무리들이 산비탈을 오르내리며 풀을 띁고 있다.
쉬어가기..
라르카패스로 방향을 틀어 조금씩 고도를 올리는데
마나슬루의 북사면에서 길게 흘러내린 빙하지대와
만년설의 대장벽 순백의 등허리를 들어낸 마나슬루와 주위봉들이 눈앞에 나타나며
생전 처음보는 풍광앞에서 탄성이 절로 난다
진행속도가 느긋하다
우리는 에고에고 곡소리 내며 천천히 기다시피....그러나
부가이드 '딥'과 내 배낭맡은 막내포터는 걔네들 걸음으로 천천히도 빨라서 항상 기다리곤 한다ㅋㅋㅋ
게다가 난 사진찍느라 더 느려지곤 하니 미안하기도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해맑고 아름다운 아침빛이 사라지기 전에
이 어린친구들이라도 모델삼아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다
어린나이에 기특한 녀석들이다
네팔의 다른 젊은 아이들은 빈둥거리며 할일없이 노니는 애들이 많은데
이 힘든 포터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으니......
우리 주방식구들도 벌써 내 뒤꿈치를 따라 잡았다
순창고추장 빨강통이 유독 눈에 띄더라는.....ㅋㅋㅋㅋㅋ
진행방향의 왼쪽이 루크르 설봉과 마나슬루 노스피크 쪽이다
오른쪽은 잡풀만 있는 산인데, 이 산의 중하단에 길이 나 있어서
다람살라로 가고, 이어서 패스로 향하는 것이다
사진의 오른쪽 아래..트랙 진행중인 사람들이 보인다
삼도에서 볼때 불뚝 솟은 루크르 설봉이 트랙에서 보니 뒤로 더 길~게, 아주 큰 산이다
현재 내가 아래쪽에서 올려다 봐서 안보이지만 이 산 뒤로 마나슬루 최고봉이 있다
어느덧 눈길을 걷고 있다
산에서 흘러내려온 자락들은 연신 반복되는 오르락내리락길을 만든다.
아직은 생각처럼 많은 눈은 아니고, 이 눈은 내린지도 꽤 되어 보인다
머...별거 아닌가 보네?? ㅎ
ㅎㅎ 아침 출근중인 야크님~
얘도 길따라 차분히 걸어가고 있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마라~
티벳에서도 보면 가파른 사면에 야크길이 실핏줄 처럼 나 있는것을 보곤 했는데
굴러 떨어질 것을 염려(?)한 야크들......아주 지대로 길 따라 잘 걷고 있다
윗사진에 나온 길 올라서서 뒤돌아본 삼도방향, 해가 뜨는 동쪽 방향이다
어제 허덕허덕 올라야 했던 삼도피크가 있는 시커먼 산이 왼쪽에 아직 보인다
목을 뒤로 꺽다시피 하고 현재 트랙이 위치해 있는 산 위를 올려다 본다
참, 더없이 새파란 하늘이 좋고
저 파란 하늘을 시원스레, 마음놓고 훨훨 날라 다니는 새가 보이는데
너무 높아서 깨알만하다. 사진엔 먼지처럼 3마리가 잡혔는데.....보일라나요?
사실 현재 우리가 걷는 트랙이 이 산덩어리의 하단부에 위치해 있어서
이 거대 산 뒤로 더 거대한 설산이 즐비한데....안보인당
자 드디어 마나슬루 노스피크 북벽쪽에 연결된 부분이 조금 보이고
빙하계곡도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에 하나로 보이지만, 현재 오른쪽 트랙이 있는 산과 설산군들 사이는 제법 깊은 계곡이다
이 설산들에서 부터 계곡이 시작이고 그곳 만년설들이 흘러내리며 녹아서
엄청난 수량의 부히간다키 (무리건더기 ㅋ) 강물을 만드는 것이다
크으~~ 하늘을 봐라, 기막히다
삼도에서 부터 숨막히게 하는 거대한 루크르 설봉
아마 저곳 어디쯤 사람이 붙었다면 먼지조각으로 보이겠지....
사진의 맨 오른쪽 위부분 섬세하고도 웅장한 칼날 같은 바위군 뒤로 뚝 떨어지는
계곡을 사이로 마나슬루봉과 마주한다
무지 한참 왔는데.....삼도에서 티벳으로 넘어가는, 숨막히게 코앞에 버티고 있던 산
팡푼치 (6,335m)의 거대한 모습이 잘 보인다
저 산 옆, 아래 어드메로 티베트 가는 길이 있다
삼도의 고원 평야의 농경지도 이제는 내려다 보이고...
난생 처음 보는 빙하계곡인데, 돌아드는 부분이라서일까
휘어져 깍이며 생겨난 계곡자락엔 눈이 그닥 많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부분부분 몇미터 높이의 눈이 쌓인곳도 보인다
캬~ 멋있다
저 날카로운 날등의 잇빨과 선명한 크랙들
그리고 햐얗게 빛을 발하는 만년설의 고고한 자태 !!
그래서 묵숨걸고 고봉에 도전하는 등반가들이 있다.... 한때 바위에 붙던 생각이 불쑥 올라와
그 심정을 잠깐, 쪼금 느껴보고.... ㅋㅋ
패스쪽으로 진행하며 고도를 높힐수록 마나슬루 북벽쪽 산자락이 더 보인다
막내가 앉아 있는 앞의 철주는 패스가 끝나는 지점까지 이어지는
길안내 표식인데 대략 100미터 간격으로 서 있는것 같다
적설량을 알 수 있는 눈금이 표시 되어 있고 러셀이 안되어 있다면 이 막대기만 따라가면 된다
이사람은 혼자 왔나? 씩씩하게 아프로~ 아프로~~
지나온길 되돌아 보는 재미~
해가 중천이건만, 웬일로 흰구름이 띠를 이룬 만년설 팡푼치 (6,335m) 고봉이
더 없이 멋드러진 모습으로 남아서 자꾸 뒤통수를 두두린다
소정씨가 핸폰으로 열심히 사진작업중인 내 모습을 담아 주었다
아무리 숨차고 힘든 고산 산행이지만
파란 하늘과 투명하고 해맑은 햇살이 온 세포를 기분좋게 자극하는 히말라야~
그곳에 내가 있음이 마냥 행복하고 좋다
어느 트래커도 잠시 쉬면서 나처럼 이 모든 풍광과 순간을 즐기고 있는것이 틀림 없다
하얀 허리띠 두른 고봉의 멋진 모습을 언제 또 보겠는가?
벌써 오전 11시반....참았던 눈보라가 정상에서 피기 시작한다
곧 머지 않아 구름을 형성하고 정상은 구름속으로 숨을것이다
같은 시각
마나슬루 노스피크 쪽에서도 눈보가가 일고 구름을 만들기 시작한다
마나슬루 최고봉에는 금새 눈보가가 심해지고 흰구름이 만들어 졌다
바람은 늘 빙하계곡 아래에서 평퍼짐한 마나 북쪽 사면을 치고 올라 눈가루를 밀어 부치며
북벽을 흝어서 넘어간다
그래서 마나슬루봉 북벽면은 눈이 쌓이질 못하고 바위가 드러나 있다...
다람살라로 더 고도를 올리자 빙하계곡이 숨어버리고
마나슬루 북벽이 똑바로 마주 보인다
저 휘날리는 눈가루가 사마가온 마을에서 그토록 멋지고도 역동적인 모습으로 보였다
평생 기억될...잊을 수 없는 풍광이었다
사마가온 마을쪽에서 보이는 마나슬루 두 봉우리 앞쪽 모습은
강하고도 거친, 매우 야성적인 남성적 모습으로 숨쉬기 조차 거친 느낌이라면
뒷쪽은 평퍼짐한 완만한 사면에 두터운 만년설이 덮혀있고, 빙하계곡으로 넓게 이어져 내린다
두개 봉우리중 동쪽봉이 (아래 사진에선 뒤쪽것) 최고봉 8,163m 인데
눈으로 보기엔 북쪽봉이 더 웅장하고 커 보인다
아마 동쪽봉이 눈에 덮혀 있어서일거다
다람살라로 넘어가며 마나슬루를 바라보는중...
둔덕위로 올라서니 패스 방향으로 오른쪽 산에서 흘러내린 산자락 사이에
다람살라 산장이 오물조밀 보인다
아~ 눈에 잡힐듯 보이는데도....30여분을 더 가야 한다는....
삼도에서 부터 겨우 7Km...얼마 안되는 구간인데도
높은 고도가 주는 압박으로 몹시 힘겹게 다람살라에 도착한다
산장도 주변도 썰렁하고 모든것이 잠시 숨고르기 하고 떠나야 할듯...비장함 마저 느껴진다
다람살라(Dharam Sala)는 휴식처'란 뜻의 티베트어라고 한다.
셀파들의 말로는 (지도상의) 레스트하우스(Rest House)라고 한다.
돌로 쌓아만든 건물 3동과 화장실, 길다란 대형 텐트 3동이 전부지만
최소한 비나 눈을 피할수는 있을것 같다.
딥은 부지런히 주전자 챙겨 물끓여 차를 만들어
오느라고 고생(?)한 우리들에게 제공한다
주방팀은 점심 준비에 부산하다.
아웅~ 입맛도 없어 거의 안먹는데, 걍 대충 해달라 해도
매번 김치 깍두기는 물론 2~3가지 반찬과 국이 꼭 나온다
우리들에게 제일 인기 있던 메뉴는... 끓인 누룽지와 숭늉이었다는거 ! ㅋㅋ
점심을 먹고 다시 고소 적응 훈련이다
4,470m 의 다람살라에서 패스 트랙을 따라 약 400 정도 고도를 높혔다 내려 와야
내일 패스 5,125 고지를 무사히 넘을터이니
힘들어도 모두 아뭇소리 못하고 따라나선다
고도가 팍팍 오르는지...뒤돌아 본 삼도 방향
흰구름띠 두른 팡푼지( 정상이 거의 눈높이가 그닥 높지 않게 느껴진다
사진의 왼쪽 갈색 민둥산엔 실핏줄 같은 야크길도 보인다...저게 매번 신기해~
주변 보여지는 산은 전부다 고봉 만녀설산이다
라트나출리 (6,676m)를 배경으로 딥이 모델이 되었다
오후 시간대로 접어드니
고산엔 여지없이 구름이 만들어지며 숨박꼭질이다
하얀 구름이 너울거리며 휘돌아 치니 금방 나를 집어 삼킬듯...잠깐
거대한 자연의 힘에 기세가 눌리는듯 하면서도
이런 모습을 보고 그 안에 내가 서 있다는 것이 놀랍고도 신기하다
뒷쳐져 오던 영숙씨가 컨디션이 안좋은지 중도에 내려가고
나머지 대원들은 400까지 고도를 높혔다가 내려온다
아까 말짱하던 다람살라 산장주변도
구름에 휩쌓이고 있다. 고산의 무게가 느껴지며 긴장감 마저 감돈다
돌담벽에 양철지붕 얹은곳이 산장이고
작은 노랑색 텐트는 우리와 같이 움직이는 유럽 트래커...나머진 모르겠다
우리는 하얀색 길다란 텐트중 제일 밖같쪽것을 썼다
사진 맨 왼쪽 작은 산장이 화장실인데
우리 텐트에서 약 15미터도 안되는 거리가 구만리인듯 아득히 먼 느낌이었다는...... ㅠㅠ
정말 3, 4 발자욱 띠기도 숨차고 힘들다
식당으로 이동, 4시에 저녁을 먹고 텐트동으로 돌아와
내일 라르캬 라 패스를 넘을 배낭에 비상식량, 행동식을 챙기고 무엇보다 보온에 신경쓴다
우모, 고아자겟, 보온모자, 장갑, 버프, 썬글라스, 스패치, 아이젠...스틱.
하의는 내복에 겨울바지를 입고
카메라는 동트기까지 필요 없으니 배낭에 넣는다
이외 모든 짐은 카고백에 넣고 포터에게 인수한다
억지로 4시경부터 잠을 자야 한다.
새벽 2시부터 트래킹이 시작되면 패스 정상을 통과후 급경사 하산길을 지나 다음 롯지인
빔탕 (Bangtang, 3,740m)) 까지 무려 16Km 산행, 소요예상 시간만 14시간을 잡는다
보통 사람들은 10~11시간 잡는데....우리팀은 유난히 느려서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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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 잠을 자고 싶지만....긴장감에 설잠으로 설치다가 12시에 아침(?)을 먹고
드디어 대망의 히말라야 4대 패스중 하나인
마나슬루 '라르캬 라' 패스를 향해 출발한다
화잇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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