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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티벳(12년)

티벳의 순례자 오체투지

by 아침이슬산에 2012. 12. 9.

[여행 6일차; 10월 27일, 토요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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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위엔을 떠나 루얼까이를 한참 지나 마얼깡으로 나가는 오후
잠시 정차한 주유소앞을 지나는 길위의 순례자...오체투지 순례자를 만난다
어제 홍위엔으로 들어가는 길에 얼핏 스쳐 지났던 바로 그 순례자 같다
혼자 가는 순례길에 덩그러니 생필품이 담긴 작은 수례만 만나고 순례자는 만나지 못해 몹시 아쉬웠는데
가장 보고싶어 했던 리얼 순례자를 길 위에서 만나게 됬다

온종일 땡볕에서 절을 하니 허리츰엔 작은 물병을 차고 검게 그을린 모습으로 열심히 라싸를 향해 몸을 던지고 있는것이다

오체투지(五體投地)는 ‘다섯 가지 몸을 땅에 던진다’는 뜻으로, 신체의 다섯 부분 즉 양무릎, 양팔꿈치, 그리고 이마를 땅에 닿게 절하는 것이다. 불교 신자가 삼보(三寶, 부처·가르침·승려)께 올리는 가장 공손한 큰절이다. 이는 자기 자신을 무한히 낮춤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극히 공경한다는 의미이다. 오체투지는 인간의 교만을 떨쳐버리고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예법 중의 하나이다. 오늘날도 스스로 고통을 통하여 수행하는 방법으로 엎드려 온몸을 완전히 땅에 붙이는 오체투지가 사용되고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일생의 소원으로 라싸를 향하여 오체투지하면서 순례의 길을 가는데 하루에 10km 정도씩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서 이마에 굳은살이 박히도록 오체투지를 계속 한다. 인간의 유한함을 깨달은 티베트 사람들이 신의 구원을 갈망하며 행하는 오체투지가, 인간과 인간의 소통을 위한 절실한 예배로 이루어지고 있다. 五體投地(오체투지) 다섯 오, 몸 체, 던질 투, 땅 지 40대 초반쯤 되 보이는 순례자는 벌써 8개월째 순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이마에는 하얀 굳은살이 배겨져 있고 아무런 욕심 없어 보이는 그의 얼굴은 참 평화로와 보였다 땅바닥에 온몸을 내던지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순례자는 경건한 마음으로 오체투지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한없이 자신을 낮춰 임하는 그의 모습은 경외감에 달리 보였고, 지켜보는 것 자체가 대단히 신비로운 체험이었다. 자신을 낳아준 대지와 몸을 맞닿게 하는 그들은 온몸을 땅에 던짐으로써 삶의 고단함과 여유로움의 경계를 넘나드는것 아닐까....!

육체적인 고통 속에서도 그가 보여주던 엷은 미소는 스스로 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어떤 경지와 같다. 중국의 지배를 벗어날 어떤 기미조차 없는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얼핏 미련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그들의 의식은 나라 없는 서러움이든, 삶의 무게든, 수많은 번민이든 모든 것을 하나의 가치로 바꾸고 있지 않을까

따로이 말이 필요없는 모습의 순례자가 떠난 길에도 잔잔한 평화가 가지런히 남아 있는듯 하다 . . . 홍위엔을 떠나 넓디 넓은 황금초원 루얼까이를 지나 길위에서 오체투지 순례자도 만났던 27일은 하루가 꽤 길었다 그리고 뭔가 복잡해 보이는 마얼깡에는 한밤중에 도착, 저녁후 잠시 근처를 배회한후 행복한 여정의 하룻밤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