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글향기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by 아침이슬산에 2010. 1. 5.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 글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 위에 앉으면 풀이 되라   (0) 2011.03.31
거짓말이 아름답다  (0) 2010.03.16
산에 오르니   (0) 2009.11.14
뼈저린 외로움  (0) 2009.11.06
어머니  (0) 2009.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