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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티벳 (14년)

동티벳 여행기 14일차 (1) - 루딩의 아침

by 아침이슬산에 2014.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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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동티베트 여행기 14일차 (1)

루딩(瀘定)에서 만나는 아침, 그리고 루딩교 

 

2014. 6. 1 (월)

 

 

캉딩에서 루딩(瀘定) 까지는 대도하 강을 옆에 낀 깊은 협곡길이다.

 비포장의 좁은 협곡 길은 365일 공사 중인 것 같다.

댐 건설에 도로공사에.. 밥 먹듯이 도로가 차단 되다보니 한두 시간 기다리는 것쯤은 이제 일도 아니다.

대도하가 흐르는 좁은 협곡은 양쪽의 높고 험한 산세로 하늘만 손바닥만 하게 빼꼼히 보이며

깊은 오지속 동티벳과는 사뭇 다른 풍경으로 들어온다

 

동티베트 오지여행도 이제 막바지...

이제 루딩을 지나면  

야안을 거쳐 청두에서 마무리를 하게 된다.

힘들고 피곤하다는 생각보다는 아쉬움이 앞선다.

 

사진은...루딩교가 보이는 대도하 강변

 

루딩교(瀘定橋)

1705년 청나라 강희제가 서역(티베트)으로 진출하기 위해 처음 건설한 다리다.

당시 루딩교는 군사용은 물론 차마고도의 지름길 역할을 해 변방교역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한다.

 

길이 103m에 폭은 3m로 13개의 쇠사슬로 만들어진 삭교다.

바닥을 지탱하는 쇠사슬 9개 위에 폭 3m의 널빤지가 깔려있고 양 옆의 쇠사슬 2개가 ​손잡이 역할을 한다.

쇠사슬 만드는 데만 21톤의 철이 소요됬고 교각 없이 매달려 있는 쇠줄다리를 지탱하는 양안의 철 기둥에 40톤의 철이 들어갔다.

두세 사람이 지나가기도 힘든 출렁다리 밑으로는 싯누런 황토색의 강물이 거센 소용돌이 속에 빠르게 흐른다.

 

홍군의 루딩교 전투는 디서 부풀려진 측면도 있겠지만 대장정의 흐름을 바꿔놓은 전설적인 전투로 회자되고 있다.

1935년 5월 29일 루딩교를 장악하기 위해

하루에 120㎞를 달려온 홍군의 선봉부대가 다리확보를 위한 특공작전에 돌입한다.

다리는 이미 국민당군이 바닥 널빤지를 떼어내 쇠사슬 줄만 덩그라니 매달려 있고 그 위로는 기관총이 불을 뿜고 있다.

 

22명의 육탄용사가 용트림 치듯 거세게 흐르는 강물 위의 쇠사슬에 매달려 빗발치는 총알 속을 헤치며 사투를 벌인다.

4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끝내 다리를 장악한다.이 전투의 승리로 대장정은 새 출구가 뚫리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된다.

루딩교가 중국공산당의 성지로 대우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루딩교는 말없이 서있다.

주위에는 오래된 다리 건립비석과 홍군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중국공산당의 대장정은 중국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드라마틱한 대사건이다.

전력의 절대적인 열세 속에 패주하면서 농민과 노동자의 호응 속에 혁명을 성공시켜 오늘의 중국을 있게 한 초석이 된다.

다 꺼져가던 중국의 공산주의 불씨를 되살리고 마오쩌뚱이 패권을 잡는 사다리 역할을 한다.

대장정이 마오쩌뚱의 일천한 공산주의 역사에서 돋보이는 것은 집권 후 코미디 같은 사건인 문화대혁명,

대약진 운동의 비극적인 참화와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 아닌 가 싶다.

 

홍군(공산혁명군)이 장개석의 국민당 군에 연전연패하면서

1934년 장시성(江西省) 루이진(瑞金)의 중앙근거지를 탈출하면서 대장정은 시작된다.

1936년 산시성(陝西省) 연안(延安)에 도착, 자리를 잡으며 대장정을 끝낼 때 까지 국민당 군의 집요한 추적을 피해

쫒겨 다니며 행군한 거리가 무려 9600㎞에 달한다.

서울 부산 간 고속도로 거리가 428㎞이니 대장정길이 얼마나 먼 길인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며 걸어서 11개 성(省)을 통과하고 18개의 높고 험한 산맥을 쫒기며 타고 넘는다.

건넌 강이 17개이고 추위에 떨며 넘은 설산이 5개다.

말 그대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새 역사를 창조해낸 행군이다.

 

주력부대인 제1방면군의 경우 대장정 초기 8만5천여 명이었던 인원이 산시성(陝西省) 연안(延安)에 도착했을 때는 8천명에 불과했다.

대장정기간 동안 인원이 10분의 1 이하로 줄은 것으로 희생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간다.

여기에는 짐을 운반하는 민간인 수천 명과 모택동과 주은래의 아내 등 여성 30여명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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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다리를 건너면 거의 절벽에 가까운 높은 산자락이 앞을 가로막는다

바위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관음사에 오르면 다리가 발밑에 내려다 보이고 루딩시내도 한눈에 들어온다.

해발 1300m로 캉딩보다 고도가 1200m이상 낮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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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귀국을 위해 야안/성도로 나가기전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여정지가 될 루딩의 아침은 어떤 모습일까?

긴 여행의 피로는 배낭속에 넣어 놓고 부지런히 시내 구경에 나선다

비교적 세련된 느낌의 루딩은 꽤 현대적이다. 우리가 묵은 호텔도 비지니스호텔이다

 

 

 

 

대도하 협곡에 자리 잡은 루딩이라

바로 뒤쪽으로 산비탈을 타고 오르며 가옥들이 들어서 있고

높은 산꼭대기는 부옇게 연무에 가려져 있다

 

 

 

 

호텔앞에서 루딩교 방향으로 보이는 길

 

 

 

큰길 사이 사이 골목에는 아침 장사를 나온 사람들이

여느 사람 사는 모습과 다를바 없다

 

 

 

 

 

 

아침을 주로 사먹는 중국인 생활문화로

자잘한 음식점도 많고 이른 신새벽부터 장사를 한다

 

 

간단히 먹는 아침메뉴는 주로 만두, 국수, 빵, 쌀죽등이다 

 

 

큰길 끝자락에서 왼쪽으로는 대도하 강변쪽으로 해서 루딩교로 가고

오른쪽 길은 루딩교앞 광장으로 바로 가는 길이다

난, 왼쪽으로...

 

상업도시 다운 괜찮은 호텔이 여러개 있다

 

 

또 오랜 역사의 중국답게...세월을 느끼게 하는 아파트도 즐비하고...

 

 

골목을 빠져 나오니 강변을 따라 공원이 형성되어 루딩교 입구까지 이어진다

 

 

 

시민들은 태극권을 하며 아침 운동중인 모습은 중국 어딜가나 쉽게 볼수있다

 

 

 

여긴 좀 젊은 아지매들.....부녀회인가?

가만 보면 이런 단체운동엔 거의 대부분이 여자다

남자들은 운동 안하나??

 

 

 

 

 

 

루딩교가 보인다

출렁출렁 거리는 다리를 사람들은 잘도 지나 다닌다

황토빛 물살이 어찌나 거센지 보고 있자니 빨려 들어갈것만 같다

 

 

 

 

 

 

 

웬지 낯설지 않은 풍경들...

 

 

 

루딩교 앞이다

성도에서 라싸까지 천장공로길을 통해 2,800여 키로를 횡단하는 자전거족도 벌써 통과중이다

정말 대단하다... 저들의 용기와 근성, 저런 저력이 거대 중국을 받들고 있는것 아닌가 하여

실로 감탄과 함께 존경심 마저 일게 한다

 

대부분이 의욕넘치는 젊은이들이지만

이날 만난 사람중에는 70여세의 할아버지가 튼튼한 허벅지를 자랑하며 거뜬한 모습을 보여주어 놀라게 했다

 

 

 

 

 

 

 

 

루딩교 입구

 

 

루딩교 입구를 들어서서 다리앞에 서니

발아래 싯누런 대도하 강물이 무섭게 흘러내려 가는 모습이 보여서

도무지 더 이상 발을 내딛지를 못한다

 

 

 

건너 가보고는 싶은데...도무지 오금이 저려 건너지를 못하고 절절매고 있다가

근처 젊은이들에게 핸폰으로 인증샷 부탁한다 ㅎㅎㅎ

 
무서운데....웃는라고 애쓴다 ㅋㅋㅋ
 

 

사진도 찍어주며 친절을 베푼 젊은 친구들

한국에서 왔다니깐...혼자 왔느냐며,,자기들은 한국을 좋아 한댄다.

K-pop 아느냐며 자랑질도 좀 하고, 너네 나라 크고 아름답다고 예의 바르게 인사도 하고 헤어졌다

 

 

쭐렁거리는 루딩교를 건너지 못해 다리 건너에 있는 사찰 모습은 보질 못해서.....ㅠㅠ

 

 

 

 

 

살살 배도 고프고 하여

광장을 지나 윗길을 통해 호텔로 돌아간다

여지없이 광장 한켠에서도 운동하는 사람들 무리를 본다

 

 

 

 

 

 

 

이 할아버지는 애 머리통만한 큰 팽이를 돌리는데....잘 안된다

얼굴에 짜증이...ㅋㅋ

 

 

 

이번 여행 내내 감기를 달고 다니며 고생을 해서인지....병원, 약국이 낸 눈에 잘도 띈다

티벳 오지에서는 보지 못했던것.....확실히 이곳은 큰 도시이다

 

 

 

이른 아침부터 어디를 가는지...어르신 뒷모습도 나그네 눈엔 멋진 풍경이 된다

 

 

 

아이고야~~~~~배가 고프니 먹거리만 눈에 들어온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빵, 빠오즈 하나 먹고 싶네

 

 

 

건강을 이유로 가급적 밀가루 음식과 탄수화물류를 삼가하는 통에

맘놓고 빵도, 국수도 못먹어서리.....아~ 여행의 장애거리다 ㅠㅠ

온통 기름진 중국음식와 하얀 쌀밥...평소 먹는양에 반정도만 먹으며 다녔더니

체중이 좀 줄어서 절로 다이어트가 되었다  꿩먹고 알먹고네...하하~

 

 

 

노오란게....맛나 보인다

옥수수 가루로 만들었을까? 에잉~ 물어보고 하나 사먹을껄~

 

 

 

 

호텔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일행들과 아침을 먹은뒤 야안으로 출발한다